이강인-이재성 ‘황금날개’에 웃고, 뒷문 불안+무더기 경고에 울고… [사커토픽]

입력 2024-01-16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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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 이재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64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의 첫 걸음을 무난히 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다만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A매치 7연승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전반 38분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6분 만에 동점골을 내주는 등 불안한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그래도 한국의 ‘클래스’는 중동의 다크호스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황금날개’였다. 측면을 책임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재성(마인츠)의 활약이 대단했다. 2선에서 기민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바레인의 조직적 수비에 막혀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전 중반부터 공세의 수위를 높였는데, 그 중심에 오른쪽 윙어 이강인이 있었다. 과감한 드리블과 탈압박, 공간을 가르고 방향을 트는 다양한 패스 등 모든 면에서 눈부셨다. 해결사로도 만점이었다. 1-1로 맞선 후반 11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패스를 받은 뒤 상대 진영 중앙에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이어 후반 23분 황인범의 볼 배급을 받아 타이밍을 속이며 바레인 수비수를 따돌린 뒤 다시 한번 왼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베테랑 미드필더 이재성 역시 번뜩였다. 최근 대표팀 훈련 도중 발등을 다쳐 주변을 긴장시켰지만, 왼쪽 날개로 나선 본 대회 첫 실전부터 펄펄 날았다. 전지훈련지였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치른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골맛을 본 그는 바레인전 내내 가벼운 몸놀림과 안정적 볼 터치, 영리한 공간 활용으로 ‘클린스만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제골도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날카로운 크로스로 찬스를 만들던 이재성은 문전 한복판으로 낮고 빠르게 공을 연결했고, 수비에 맞고 굴절된 볼을 황인범이 골문에 꽂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좌우 날개들의 호흡 또한 뛰어났다.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유도한 뒤 반대편으로 크게 전개한 공 대부분이 이재성에게로 향해 좋은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그러나 대표팀은 과제도 확인했다. 수비 불안이다. 여러 이유로 지난 시즌 막판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실전감각에 우려를 샀던 왼쪽 풀백 이기제(수원 삼성)는 기대이하였고, 중앙수비수 김민재의 파트너 정승현(울산 HD)도 실점 과정에서 엉성한 볼 처리를 하는 등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카드 관리’도 비상등이 켜졌다. 무려 5개의 경고를 받았다. 중국인 주심이 김민재, 이기제, 박용우(알아인),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토트넘)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격진을 향한 카드는 다소 과한 측면이 있었으나, 박용우와 이기제가 받은 경고는 변명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경고는 8강전까지 누적되고, 준결승부터 말소된다. 당장 20일 요르단과 E조 2차전부터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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