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세리머니’ 여유 생긴 대한항공 무라드 “한국에 더 머물고 싶어요”

입력 2024-01-17 16:3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한항공 무라드. 사진제공 | KOVO

“한국에 더 머물고 싶다.”

대한항공 무라드(24)에게 여유가 생겼다. 지난달 말 입국했을 당시보다 표정도 밝아졌다.

무라드는 대한항공이 링컨의 ‘일시 대체’로 영입한 외국인선수다. 링컨은 무릎 부상에 이어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대한항공은 무라드가 링컨을 대체할 만한 선수인지 확인하기 위해 우선 8주짜리 계약을 맺었다. 무라드는 합류 직후 “짧은 시간 안에 내 실력을 보여줘야 하니 부담감이 있다”며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상황이 금세 바뀌었다.

12일 현대캐피탈전은 무라드의 입지를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이날 그는 홀로 52점(공격성공률 72.73%)을 퍼부었다. V리그 남자부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 공동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인데, 올 시즌과 대한항공의 팀 기록으로 한정하면 모두 1위다. 당초 “우리 팀 스타일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는 아니다”며 우려했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어느새 “무라드가 몇 주간 우리 스타일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을 한 결과다.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호평했다.

자신감을 얻은 무라드는 16일 삼성화재전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직전 경기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팀 내 가장 많은 23점(52.78%)을 뽑았다. 3세트 매치 포인트를 만든 블로킹 득점 이후에는 축구 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전매특허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불과 3주 전과는 팀 내 입지와 분위기가 모두 확연히 달라졌음을 드러냈다. 무라드는 “준비한 세리머니다. 세르비아, 불가리아에서 뛸 때도 블로킹 이후 이 세리머니를 하곤 했다”며 웃었다.

무라드는 V리그에 남고 싶어 한다. 파키스탄대표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맞붙은 뒤 V리그에서도 짧은 기간 대략적 파악을 마친 상태다. 그는 “내가 해온 배구와 비교하면 한국배구는 좀더 빠른 것 같다. 처음에는 상대 토스도 빨라 블로킹에서 애를 먹었지만 빠르게 적응하려 노력했더니 지금은 괜찮다”며 “한국에 더 머물고 싶다. 머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에서 더 뛸 수 있게 된다면 기술적으로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