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 부활 선언한 두산 김재환의 백의종군

입력 2024-01-18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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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재환(35)은 2023시즌 큰 시련을 겪었다. 팀의 144경기 중 132경기에 출전하고도 타율 0.220(405타수 89안타), 10홈런, 46타점에 그쳤다. 풀타임 첫해였던 2016시즌 이후 20홈런 미만이었던 시즌은 지난해를 포함해 2차례였는데,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 출루율 0.362를 기록한 2019년보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2023시즌을 마치자마자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비활동기간인 지난달에도 쉬지 않았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야구아카데미(미국 LA)에 다녀왔다. 본인의 타격 영상을 보며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했다. 김재환은 “잘 배우고 왔다. 이 말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 6년간 첫 3년과 그 이후의 3년이 달랐다. 레슨을 받으며 과거와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왜 안 좋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크게 부진했지만, 김재환은 팀의 4번타자로서 보여준 게 워낙 많았다. 2018년 홈런왕(44개)에 오른 것을 비롯해 시즌 3할-30홈런-100타점을 3차례나 기록했다. 여전히 그를 향한 기대가 큰 이유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 2년간 부진했던 이유를 찾고, 예전처럼 단단해져서 시즌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김재환은 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24시즌부터 시행되는 ‘시프트 제한’도 당겨 치는 유형의 타자인 김재환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수비는 1~2루에 집중되면서 안타성 타구가 잡히기 일쑤였다. 시프트가 제한되면 2루를 기준으로 좌·우측에 내야수가 2명까지만 설 수 있다. 그만큼 타구가 빠져나갈 공간이 넓어진다.

김재환은 이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동안 시프트에 맞춰 변화하려고 했던 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아니었나 싶다. 누군가는 ‘밀어서 치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그렇게도 해봤지만, 반대 방향으로 치려다 보면 안타가 나와도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안 좋은 폼이 몸에 밸 수 있다. 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변화에 마주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시프트가 남아있다고 해도 스스로 생각을 고쳐먹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시프트가 들어오면 공간이 안 보이다 보니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시프트를 의식하기보다는 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최대한 긍정적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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