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클린스만호’의 풀백 고민…26인 엔트리에도 라인업이 고착된 점 반성해야

입력 2024-01-21 1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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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불안요소를 모두 드러내고 있다. 특히 엔트리가 26명까지 확대됐음에도 가용할 수 있는 풀백이 적어 고민이 크다. 그동안 ‘새 얼굴 발굴’을 소홀히 한 대가를 이번 대회에서 뼈저리게 치르고 있다.

한국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요르단과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지난해 3월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최악의 졸전을 펼친 것도 문제지만, ‘풀백 리스크’가 본격화된 사실이 뼈아프다.

왼쪽 풀백 이기제(수원 삼성)의 부진으로 빚어진 리스크다. 이기제는 15일 바레인전(3-1 승)과 이날 요르단전에 모두 선발출전했지만 각각 후반 7분과 하프타임에 김태환(전북 현대)으로 교체됐다. 최근 수년새 선수교체 카드가 5장으로 늘어났지만, 특정 수비수의 연속 경기 교체는 흔한 일이 아니다.

전술 변화가 아닌 부족한 경기력과 햄스트링 부상에 따른 교체라 ‘클린스만호’를 향한 우려는 더욱 크다.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의 복귀가 늦어지면, 사실상 김태환과 설영우(울산 HD)만으로 남은 대회를 치러야 한다. 미드필더 이순민(광주FC)이 소속팀에서 풀백으로 뛴 적이 있지만, 대표팀에선 기용된 바 없어 출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스쿼드의 불균형도 문제다. ‘클린스만호’의 센터백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김영권(이상 울산), 김주성(FC서울), 김지수(브렌트퍼드) 등 5명에 이른다. 미드필더 박진섭(전북)도 센터백 겸업이 가능해 풀백을 너무 적게 뽑았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과도 비교된다. ‘벤투호’는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풀백으로 김문환(알두하일), 김태환, 윤종규(김천 상무), 김진수, 홍철(대구FC) 등 5명을 데려갔다. 선발 과정에서 기존 주전 이용(수원FC)이 노쇠화 기미를 보이자 과감하게 제외했고, 박민규(김천), 최지묵(부산 아이파크), 강상우(베이징 궈안) 등도 고루 발탁해 시험할 정도로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임기 중 설영우 중용 외에는 이렇다 할 풀백 변화 없이 플랜A만 고집한 클린스만 감독은 성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향후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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