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수습+성적 향상’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하는 KIA 새 사령탑

입력 2024-01-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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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할 일은 태산인데 첩첩산중이다.

KIA 타이거즈는 29일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을 전격적으로 해지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던 김 전 감독은 올해까지였던 3년의 계약기간을 무사히 마치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KIA는 2년 연속 ‘리더십 위기’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장정석 전 단장이 ‘뒷돈 요구’ 의혹으로 해임됐는데, 올해는 현장 수장인 1군 사령탑이 금품수수 혐의로 스프링캠프를 목전에 두고 물러나게 됐다.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물러나는 것보다 더 뼈아픈 상황이다.

팀 분위기는 엉망진창일 수밖에 없다. KIA 선수단은 30일 무거운 표정으로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루 전인 29일 먼저 현지(캔버라)로 떠난 코칭스태프의 분위기는 참담하기조차 했다.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진갑용 수석코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도중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지금부터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제는 누군가 나서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팀의 새 시즌을 이끌어야 한다. 사령탑 위기로 발생한 지금의 상황을 수습할 새 감독의 선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다만 신임 감독이 받아들 과제는 역시나 상당히 만만치 않다. 새 사령탑은 어지러운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한편 촉박한 스프링캠프 동안 자신의 새 시즌 구상까지 마쳐야 한다. 게다가 이미 KIA의 2024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은 완료된 상태다. 신임 감독은 소위 자신의 사단 없이 짜여져 있는 코칭스태프와 조화를 이뤄 2024시즌을 치러야 한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코칭스탭이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호주로 출국했다. KIA 진갑용 수석코치가 인터뷰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여기에 합당한 성적이라는 결과물까지 당장 만들어야 한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치면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력이 약해서 성적을 못낸 게 아니었다. 부상자들이 쏟아지면서 전력을 온전하게 가동하지 못했던 이유가 컸다.

올해는 지난해 부상을 입었던 선수들 중 상당수가 재활에 성공해 정규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KIA는 스토브리그부터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신임 사령탑은 가을야구 진출 이상의 성과를 거둬야 소위 ‘본전을 할 수 있는’ 처지다.

프로야구 감독직은 늘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된다. 코칭스태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감독 타이틀을 달게 되지만, 항상 성적 부담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KIA의 새 사령탑은 다른 어느 때, 어느 팀보다 큰 리스크를 떠안은 채 장기 레이스를 이끌어야 한다. ‘분위기 수습’과 ‘성적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실망한 팬심과 구단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그 같은 중책을 과연 누가 맡을지 야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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