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문 사진 합성인 줄”, “넌 창룡문?”…10년 지기 KT 엄상백-고영표의 격세지감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4-02-06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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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24 KT 위즈 스프링캠프’에서 KT 엄상백, 고영표가 인터뷰 촬영을 하고 있다. 기장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형은 다년계약자라서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감정까지는 못 느꼈을 거예요(웃음).”

2014, 2015년 잇달아 입단해 올해로 10년째 함께 뛰는 고영표(33)와 엄상백(28)은 KT 위즈의 창단 초기부터 동고동락하다가 어느덧 대형계약을 맺었거나 앞둔 선수가 됐다. 고영표는 FA 자격 획득까지 한 시즌을 남기고 지난달 25일 5년 최대 107억 원에 비(非) 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엄상백은 2024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들 2명은 KT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6일 훈련을 마친 뒤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섰다. 엄상백은 “(고)영표 형이 부담돼 보이기도,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며 웃은 뒤 “형도 여러 감정이 교차하겠지만 다년계약자이지 않나. FA를 앞둔 감정까지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이에 고영표는 “그래도 동시에 FA 시장에 나가면 서로 바빠 신경 쓸 겨를이 없을 테지만, (내가) 먼저 계약해 (엄)상백이를 곁에서 흔들리지 않게 도와줄 수 있게 되지 않았느냐(웃음).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맞받았다.

6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24 KT 위즈 스프링캠프’에서 KT 엄상백, 고영표가 인터뷰 촬영을 하고 있다. 기장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FA를 앞둔 엄상백의 상황과 관련해선 둘 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고영표의 다년계약과 관련해선 재미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엄상백은 고영표가 계약 직후 수원화성 4대문 가운데 북문이자 정문인 장안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을 두고 “처음에는 합성한 사진인 줄 알았다”며 “(장안문) 앞에 서서 사진 찍은 형을 보니 엄청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이에 고영표는 “너도 곧 합성해줄 거야”라고 응수한 뒤 “상백이는 창룡문(수원화성 동문)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어디(다른 팀) 가지 못하게 올해 옆에서 상백이를 잘 구워삶아야겠다”고 덧붙였다.

2024시즌은 다년계약의 첫해를 맞는 고영표와 예비 FA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엄상백 모두에게 중요하다. 더욱이 새 시즌 초반에는 지난해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소형준이 복귀하기 전까지 합심해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엄상백은 “외국인투수 2명과 함께 우리가 다치지 않고 (소)형준이가 올 때까지 마운드를 잘 지키고 있겠다”며 “지난 시즌에는 이루지 못했지만, 올 시즌 다시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고영표는 “좋은 선수가 많으니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시즌 역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이닝수 등 여러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장 |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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