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전력강화위원회 A매치 리뷰 없었다는데…, 클린스만 업무 평가는 제대로 했나?

입력 2024-02-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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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계치에 다다랐다. 지금으로선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60·독일)과 동행은 어려워 보인다. 4강에서 멈춘 2023카타르아시안컵의 아쉬운 성적만이 이유는 아니다.

문제는 과정이다. 대회 내내 대표팀의 경기력은 참담했고, 벤치는 한심했다. 벤치는 아예 역할을 하지 않았다. 이기기 위한 전략과 전술은 없었고, 상대 분석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권이 나서고 여론은 따가운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국 이틀만인 10일 미국 캘리포니아로 출국했다. 당사자는 느긋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부산하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과 황보관 기술본부장의 면담에 이어 13일에는 비공개 임원회의가 열렸다.

역시나 건설적 논의는 없었다. 정몽규 회장의 불참으로 김정배 상근 부회장이 주재한 가운데 장외룡,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과 뮐러 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황보관 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한 1시간짜리 회의에서 뚜렷한 대책이 나올 리 만무했다. 앞서 예고된 ‘전력강화위원회 개최(15일 확정)’를 다시금 확인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뮐러 위원장 외에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 감독, 정재권 한양대 감독 등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는 A대표팀을 비롯한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을 물색하고 팀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동안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뮐러 위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전력강화위원회의 대면 회의는 없었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는 후보군조차 전혀 언질 받지 못할 정도로 전력강화위원회는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취급받았다.

과거에는 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한 홍명보 전무이사(현 울산 HD 감독),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현 말레이시아 감독) 체제에서 전력강화위원회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복수의 후보군을 추천하고 접촉해 벤투 감독을 뽑았을 뿐 아니라, 관리도 철저했다. 특히 A매치와 각종 국제대회가 끝날 때면 리포트를 요구해 리뷰에 나섰다. 그 결과가 2022카타르월드컵 16강이다.

하지만 아시안컵을 제외하더라도 그동안 ‘클린스만호’의 행적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는 얘기는 전무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아니라 일부 협회 임원들에게라도 리포트가 전달됐다면 다행인데, 그런 정황조차 없다.

더욱이 전력강화위원장의 적극적 의견 개진이 불편했던 일부 협회 인사들은 권한을 ‘개입’ 대신 ‘자문’으로 바꿔 역할을 크게 축소했다. 분명한 철학 없이 “1-0보다 4-3 승리가 좋다”는 막연한 공격축구 선언이 전부인 클린스만 감독을 평가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한은 이제 오직 한 사람에게만 있는 게 대한축구협회의 서글픈 현주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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