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클린스만 경질’ 건의…정몽규 회장도 받아들일 듯

입력 2024-02-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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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으로 홍역을 겪는 대한축구협회의 ‘제1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화상으로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과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마이클 뮐러)는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60·독일)과 결별하자고 뜻을 모았고, 모든 내용을 정몽규 회장(61)에게 전달했다.
협회는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2023카타르아시안컵을 리뷰하고,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논의했다. 뮐러 위원장 이외에 정재권(한양대 감독), 곽효범(인하대 교수), 김현태(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 위원은 직접 참석했고, 박태하(포항 스틸러스 감독), 조성환(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충북 청주 감독) 위원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난 클린스만 감독도 호랑이 엠블럼이 박힌 상의를 입고 화상으로 동참했다.

이날 회의의 핵심 안건은 명확했다. 4강에서 멈춘 아시안컵을 종합적으로 돌아보며 다양한 문제점들을 진단하는 한편 취임 이후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보로 일관한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 여부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4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 끝에 결론이 나왔다. 아시안컵은 사실상 실패한 대회였고,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은 어렵다는 것이 골자였다. 황보관 협회 기술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은 전술적 대비가 부족했다. 다양한 선수 발굴 의지가 없었고, 팀 관리도 미흡했다. 신뢰를 잃어 회생 불가라는 평가가 나왔다. 성적보다 근무태도 이슈가 많은 상황이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13일 비공개 협회 임원회의에서도 ‘결별’ 결정이 나온 바 있다.

참석자 전원이 해임에 동의하진 않았다.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는 ‘경질’에 반대했다. 대표팀은 당장 다음달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 2연전을 펼친다. 다양한 후보군을 물색해 명확한 과정을 거쳐 새 감독을 뽑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 공은 정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해임 시 ‘클린스만호’ 코칭스태프에 물어야 할 100억 원대(추정치) 위약금 문제가 있으나, 더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협회는 16일 오전 10시 정 회장이 참석한 임원회의를 열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 논의한다.

유감스럽게도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무성의했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한 번도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A매치 리뷰를 하지 않은 그는 이번 아시안컵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심지어 대회 실패 원인으로 ‘선수단 불화’를 꼽았다. 요르단전 전날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물리적 충돌을 의미한다. 그러나 분위기를 추스르고 팀을 한데 묶는 것도 사령탑의 책무다.

한편 대표팀 내분사태에 대해 황보 위원장은 “팩트는 확인됐다. 선수들의 징계 여부를 당장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손흥민에게 주먹질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은 대리인을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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