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될 ‘클린스만 이슈’…위약금 100억 원, KFA는 지불 능력 있나? [사커토픽]

입력 2024-02-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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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을 11개월간 이끌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60·독일)은 2023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13일 비공개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와 15일 마이클 뮐러 위원장(독일) 체제의 전력강화위원회는 ‘경질’을 건의했고, 정몽규 협회장이 16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자유로운 영혼’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고통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한국축구는 무능했던 클린스만 전 감독이 남긴 산더미 같은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 적합한 감독을 뽑아야 하고,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물리적 충돌로 갈등이 확인된 대표팀을 추슬러야 한다.

아울러 독일 탐사전문매체 슈피겔의 최근 보도에 대한 진위도 파악해야 한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 매체를 통해 “한국행은 ‘지금 감독을 찾고 있느냐’는 농담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회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 때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둘 중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상처만 남은 한국축구와 달리 클린스만 전 감독은 여유롭기만 하다. 오히려 막대한 ‘불로소득’까지 챙기길 바라고 있다. 경질 결정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위약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전 감독의 연봉은 220만 달러(약 29억 원)다. 이를 기존 계약기간인 2026북중미월드컵까지 계산하면 약 69억 원 안팎이 된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오스트리아) 등 다국적 코칭스태프의 몫까지 더하면 100억 원에 가깝다.

‘클린스만 사단’의 정확한 계약조건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답은 정해져 있다. 협회는 ‘룰’에 따라 이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 통상 지도자가 중도 해임되면 구단, 협회 등 고용자는 잔여 연봉을 준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측에서 계약해지와 관련한 내용증명을 보내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크지 않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위약금 헌터’로 통한다. 2016년 11월 미국대표팀에서 해고되며 2018러시아월드컵까지에 해당하는 보상(620만 달러·약 82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협회는 천안 인근에 마련될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조성으로 인해 자금난을 겪고 있다. 각계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있고, 300억 원대의 은행 대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지원받은 500만 달러(약 69억 원)도 상환하지 못한 마당에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뭉칫돈까지 지급해야 한다. 정 회장은 “재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위약금 전액을 홀로 부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번 감독을 ‘잘못 뽑은’ 후유증이 이토록 심하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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