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홀로 10년…드디어 후계자가 떴다

입력 2024-03-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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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규가 2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 서민규는 쇼트프로그램 80.58점과 프리 150.17점을 받아 합계 230.7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6세’ 피겨 서민규, 한국남자 최초 주니어세계선수권 금메달

트리플 악셀 등 기술력 수직 향상
나이답지 않은 섬세한 연기 일품
총점, 시니어세계선수권 18위 수준
전문가들 “시니어무대서도 경쟁력”
한국 남자 선수가 사상 최초로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피겨역사를 새로 썼다. 주인공은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샛별 서민규(16·경신고 입학 예정)다.

서민규는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45점, 예술점수(PCS) 76.72점, 합계 150.17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80.58점을 합친 총점 230.75점으로 일본의 나카타 리오(229.31점)를 1.44점 차이로 제치고 깜짝 우승했다.

이로써 서민규는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싱글에서 첫 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2017년 차준환(고려대)이 세운 5위였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도 한국 선수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딴 것은 2006년 ‘피겨여왕’ 김연아(은퇴) 이후 18년 만이다.

김연아의 2010 밴쿠버올림픽 우승 이후 여자 싱글은 유영, 김예림, 임은수, 이해인, 신지아 등 우수한 선수들이 배출됐지만 남자 싱글은 차준환이 유일했다. 차준환은 휘문중 재학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독주 체제를 굳혔다.

그래서 서민규의 등장은 척박한 한국 남자피겨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만 19세 미만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는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수준 차이가 있다. 서민규의 최종 총점을 지난해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대입하면 18위 수준이다.

그럼에도 서민규의 금메달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서민규는 2023-2024시즌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 세 바퀴 반을 회전하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지난 비시즌 기술력을 눈에 띄게 끌어올렸다.

그는 지난해 9월에 열린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완벽하게 장착한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개인 최고점 231.30점을 받으며 차준환 이후 7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는 서민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 서민규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를 성공해 1위에 올랐고, 프리스케이팅에선 트리플 악셀에 더블 토루프 점프까지 붙이는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연기력도 크게 성장했다. 그는 16세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그가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 받은 예술점수는 76.72점으로 은메달 나카타(73.63점)보다 3점 이상이 높다.

전문가들은 “서민규가 향후 기술 훈련을 통해 고난도 4회전 점프를 차근차근 장착하고 표현력을 키운다면 시니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형모 스포츠동아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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