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륙 징조? MLB서도 똑 닮은 이정후의 데뷔시즌 시범경기 활약

입력 2024-03-06 14: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정후. 사진출처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KBO리그에 이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데뷔시즌 시범경기를 뜨겁게 달구며 좋은 징조를 낳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5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로 펄펄 날고 있다. 스프링캠프 초반 얻은 경미한 옆구리 통증 탓에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첫 3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도 금세 잊게 만들었다. 1일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한 멀티히트(3타수 2안타)로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봅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출발이 좋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되물으며 일찌감치 새 시즌 리드오프로 낙점한 이정후의 맹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KBO리그 데뷔시즌이었던 2017년에도 시범경기를 눈부신 성적으로 마친 바 있다. 당시 1차지명 신인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그는 1군 스프링캠프의 유일한 고졸 신인 외야수로 잠재력을 보여준 뒤 시범경기 12게임에서도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 9득점, 1도루로 맹활약하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시범경기에서 만든 심상치 않은 흐름을 정규시즌으로도 이어간 그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179개)까지 경신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사실 시범경기 활약은 이정후에게도 꽤 드문 일이다. 프로 2년차였던 2018년에는 7경기에서 타율 0.095(21타수 2안타)에 그쳤고, 이후 대체로 저조한 성적을 내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변수를 만나 주위의 우려를 사기까지 했다.

이정후. 사진출처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그러나 데뷔시즌 시범경기 맹타로 프로무대의 ‘감’을 잡은 이정후는 그 경험을 토대로 KBO리그 최고 타자로 도약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입버릇처럼 말한 것처럼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이정후 걱정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일’이 됐다. ‘2년차 징크스’마저 피해간 그는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찍었고, 2022년에는 역대 최연소(만 23세 11개월 8일)로 통산 1000안타를 돌파했다. 그런 이정후가 MLB에서도 비슷한 출발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이정후는 낯선 환경 적응에 한창이다. 그는 “MLB 투수들은 키가 크고, 릴리스 포인트도 아주 높더라. 그 점이 공을 좀더 빨라 보이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가 지난겨울 동안 해온 모든 훈련이 바로 이 점에 대응하기 위한 것들이었다”며 “그 노력이 타석에서 결과로 나타나는 듯해 기쁘지만, 계속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