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고려거란전쟁’…남은 2회 유종의 미 거둘까

입력 2024-03-0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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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후반부 완성도 급격하게 떨어져
마지막 ‘귀주대첩’으로 반전 각오
방송가 안팎에서 각양각색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KBS 2TV ‘고려거란전쟁’이 10일 마지막 방송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드라마가 제작비 문제 등을 이유로 한동안 사라졌던 대하사극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지지를 보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완성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첫 방송한 이후 고려 8대 왕 현종(김동준)의 즉위와 강감찬 장군(최수종) 등이 거란의 침략을 막아내는 과정 등을 그리고 있다. 32부작 중 반환점을 돈 17회까지 흥화진 전투를 이끌었던 양규(지승현) 등 다양한 장군들의 활약상을 담아 나라와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재발견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시청률도 10%대(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팬덤을 쌓았다.

하지만 이후로는 현종과 호족의 권력 싸움 등 왕권 강화 과정에 집중하면서 힘이 빠진 분위기다. 현종이 강감찬과 갈등을 빚으며 그의 멱살을 잡거나, 분을 못 이겨 말을 타고 질주하다 떨어지는 장면 등이 역사와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정왕후(이시아)가 원성왕후(하승리)를 질투하고, 현종이 이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도 고증이 미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호족 권력 다툼 등 일부 설정이 갈등 구조를 인위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사용된 점이 아쉽다. 고려와 거란 전쟁 자체에 집중했다면 더욱 호응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수채, 흥화진 전투 등 전쟁 장면을 화려하게 펼쳐내 기존 사극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성공했다. 성벽에 불덩이를 날리고, 화살이 하늘을 뒤덮어 비처럼 묘사한 장면 등이 시각특수효과(VFX),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됐다.

기존 연출은 전우성 PD가 맡고, 귀주대첩 등 3개 전투 장면은 ‘임진왜란 1592’ 등을 만든 김한솔 PD가 전담하며 ‘분업 체계’도 시도했다. 제작진은 남은 2회 동안 귀주대첩 장면을 몰아 방송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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