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김지원·‘캔디’ 김수현, 고정관념 깬 로맨스

입력 2024-03-11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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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원, 김수현이 7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재벌 후계자 김지원과 ‘캔디’ 김수현의 로맨스가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은 9일 첫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다른 로맨스 드라마들이 주로 그려온 남성 재벌과 평범한 여성 주인공의 설정을 뒤바꾸면서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는 대기업 퀸즈그룹 후계자 홍해인 역의 김지원과 시골마을 출신 법무팀장 백현우 역의 김수현이 이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는다. 신분을 숨기고 퀸즈백화점 인턴으로 입사한 김지원은 자신을 도와준 동기 김수현에게 빠지고, 자신이 재벌 후계자인 사실을 알고 고향으로 도망친 김수현을 붙잡기 위해 헬기를 동원해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3년 뒤, 김수현은 혹독한 처가살이를 견디다 못해 이혼을 결심한다.

특히 김수현의 처가살이가 안방극장에서 주로 그려진 며느리의 고달픈 시집살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묘사돼 웃음을 자아냈다. 퀸즈가(家) 사위들이 주방에 한데 모여 제사 음식을 나눠 준비하면서 “왜 홍씨 집안 제사를 성도 다른 우리가 준비해야 하느냐”고 투덜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퀸즈그룹 회장 역의 김갑수 등 처가 식구들이 손녀사위인 김수현에게 “어서 아이를 낳으라”고 압박하는 장면도 있다. 김갑수는 “아이의 성을 홍 씨로 붙여야 한다”며 부부의 동의 없이 아이 이름까지 정해놓는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많은 드라마에서 그려진 성 역할을 뒤바꿔 신선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퀸즈그룹 사위들의 제사 준비 풍경은 SNS 플랫폼인 X(구 트위터)에서 무려 3800여 회가 재게시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모았고, 일부 시청자들은 재벌과 사랑에 빠진 가난한 여주인공을 비유하는 ‘캔디’를 활용해 드라마에 ‘역(逆) 캔디물’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사진제공 | tvN


‘눈물의 여왕’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전작인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주인공 손예진이 재벌 2세로 등장해 북한군 현빈과 로맨스를 그렸단 점에서 더욱 시청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벌 여성 캐릭터들이 늘어나면서 영국 매체 BBC 등은 최근 “케이(K) 드라마에 더 이상 ‘캔디’는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드라마 ‘인사하는 사이’를 준비하는 배우 한지민도 극중 헤드헌터 회사 대표(CEO) 역을 맡은 것에 대해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서 “이전에는 가난한 여성이 재벌과 사랑에 빠졌다면, 요즘 드라마는 ‘연상녀’나 재벌 여성이 많다”면서 “여성 캐릭터들이 진취적이고 주도적으로 바뀌는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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