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KIA 크로우의 첫 등판…최고 154㎞ 직구 구위, 체인지업 낙폭까지 ‘퍼펙트’

입력 2024-03-11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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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KIA 크로우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타이거즈는 지난 시즌 외국인투수 덕을 보지 못했다. 숀 앤더슨(14경기·4승7패·평균자책점 3.76)과 아도니스 메디나(12경기·2승6패·6.05)는 기량 미달로 짐을 쌌고, 이들의 대체자로 영입한 토마스 파노니(16경기·6승3패·4.26)와 마리오 산체스(12경기·4승4패·5.94)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외국인투수들의 합작 승수가 16승에 그친 데다, 평균자책점(ERA)도 4.87에 불과해 승부처에서 치고 올라갈 힘이 부족했다.
올 시즌 외국인투수 구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KIA가 선택한 윌 크로우(30)와 제임스 네일(31)의 어깨가 무겁다. 이들 중 신규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운 크로우가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섰다.
크로우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94경기(29선발)에 등판해 10승21패16홀드5세이브, ERA 5.30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21시즌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25경기에 선발등판(4승8패·5.48)하며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뛰어난 구위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이미 검증한 만큼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 도입에 따른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
크로우는 이날 4이닝 동안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4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타자 정은원을 2루수 땅볼, 문현빈을 1루수 땅볼, 안치홍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고, 4회말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로 잡을 때까지 12명의 타자를 모두 덕아웃으로 돌려보냈다. 4개의 삼진을 엮어낸 결정구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다양했는데, 2회말 임종찬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시속 137㎞의 체인지업은 낙폭이 상당해 좌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최고의 강점으로 꼽히는 직구의 구위도 위력적이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최고구속은 154㎞에 달했고, 싱커도 152㎞까지 나왔다. 4회까지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과 땅볼로만 처리했는데, 좌타자들의 몸쪽을 공략해 땅볼을 유도한 투구도 돋보였다.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크로우는 “모든 구종을 최선을 다해 던졌다. 매 이닝 내 투구 메커니즘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서 좋았다”며 “기온이 더 올라가면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우와 호흡을 맞춘 포수 김태군은 “직구가 확실히 좋았다. 괜히 커리어가 있는 게 아니더라”고 말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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