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30분부터 오픈런…류현진 시범경기 첫 등판에 쏠린 엄청난 시선 [현장리포트]

입력 2024-03-12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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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한화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주변은 일찍부터 북적였다. 2012시즌 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가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37·한화)의 시범경기 첫 등판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에 봄비가 예보돼 경기 개시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팬들의 열정을 막진 못했다.

평일 시범경기는 무료다. 좌석은 비지정, 즉 선착순이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선 빠른 입장만이 명당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날 가장 먼저 야구장에 도착한 신우재 씨(26·대전 서구)는 “새벽 5시30분에 왔다”며 “류현진 선수의 투구를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 일찍 왔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입장한 신 씨는 중앙테이블석에 자리를 잡고는 환하게 웃었다.

입장시간(오전 11시30분)이 가까워지자 출입구부터 인근 상점까지 약 150m에 달하는 긴 줄이 장관을 이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 같은 팬들의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한화는 이날 총 6600석을 개방했는데, 35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평일 낮경기에 비 예보까지 고려하면 적지 않은 관중이다.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투수 류현진”을 외치자 팬들의 환호성은 절정에 달했다.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4177일 만에 대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KIA 리드오프 박찬호를 상대로 초구 141㎞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류현진은 이우성에게 우익선상 2루타, 김도영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실점했지만, 나성범(2루수 뜬공)과 소크라테스 브리토(2루수 땅볼)를 잇달아 범타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부터 4회까지는 안타와 실책으로 2차례 주자를 내보낸 것을 제외하면, 안정적 투구의 연속이었다. 2회 한준수, 4회 김선빈의 타구에 2차례나 발을 맞아 가슴을 철렁하게 했지만, 류현진은 특유의 넉살 좋은 미소로 보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이날 최종 성적은 4이닝 3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 최고구속 148㎞ 직구(29개)와 체인지업(12개), 커브(11개), 커터(10개) 등 자신의 구종을 모두 점검하며 총 62구를 던졌다. 최정예 타선을 내세운 KIA를 상대로 ‘괴물’의 위력을 한껏 뽐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류현진의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에이스의 복귀에 동료들도 힘을 냈다. 4번타자 노시환은 결승 3점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6회 등판한 문동주도 최고구속 154㎞의 강속구를 앞세워 2이닝 1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8회초 도중 내린 폭우로 한화의 9-1, 강우 콜드게임 승리로 마무리됐다.

류현진은 경기 후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함성이 너무 커서 기뻤다”며 “던지려고 했던 투구수와 이닝을 다 채우고 내려온 것 같아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등판 때는 체인지업을 보완하고 투구수를 늘려서 한 이닝 더 던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변수가 없다면 류현진은 17일 시범경기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한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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