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강인, 사과 받아들인 손흥민과 동료들…한국축구는 더 단단해질까?

입력 2024-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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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 앞서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이 공식 훈련을 가졌다. 훈련에 앞서 한국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심정을 밝히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먼저 사과하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은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대표팀 동료들도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졸전 끝에 0-2로 완패한 요르단과 2023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발생한 이강인의 하극상, 그로 인한 물리적 충돌까지 한국축구를 격랑 속으로 몰아넣은 ‘탁구 게이트’는 이로써 어느 정도 봉합됐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태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4차전을 잇달아 치른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방콕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승리를 챙기는 것은 물론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다잡아야 하는 황 감독은 직접 둘의 의중을 파악한 뒤 모두 호출했다. “미뤄둘 문제가 아니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손흥민이 대표팀 소집 첫날인 18일 합류한 가운데 소속팀 일정이 늦었던 이강인은 19일 귀국했다. 자연스레 선수단이 합숙하는 경기도 고양의 한 호텔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강인은 잘못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앞서 영국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직접 사과했던 이강인은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 모두에게 일일이 연락해 용서를 구한 바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 앞서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태국전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황 감독과 동석한 손흥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 태극마크 반납까지 고민할 정도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그다. 손흥민은 “선수들 앞에서 (이)강인이가 진심의 사과를 했다. 뭘 잘못했는지도 이야기했다. 먼저 사과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며 “모두 실수하고 이를 통해 많은 걸 배운다. 대표팀이 주는 의미,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랐다.

이강인도 심경을 전했다. 많은 취재진 앞에서 “큰 사랑과 응원을 주신 분들에게 큰 실망을 끼쳤다.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주변의 쓴 소리가 도움아 됐다. 모범적 선수와 사람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허심탄회한 대화로 선수들이 스스로 갈등을 풀었다. 서로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줬다”고 귀띔했다. 일단 큰 산은 넘었다. 그러나 대표팀이 진정한 ‘원 팀’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6만 관중이 호흡할 피치에서 증명할 일이 남았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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