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귀환한 손준호, 다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무죄만 확인되면 ‘이상 無’

입력 2024-03-26 15:0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손준호. 스포츠동아DB

중국에 구금됐던 전 축구국가대표 손준호(32)가 무사히 돌아왔다.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5월 12일 상하이에서 중국 공안에 연행된 지 10개월여 만에 자유를 찾았다.

2021년부터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샨에서 활약하던 손준호는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 차원에서 강도 높게 진행된 축구계 부패척결 과정에서 처음 체포된 외국인선수다. 비국가공작인원(비공무원) 수뢰(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뇌물을 받은 것) 혐의로 랴오닝성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하오웨이 전 산둥 감독과 선수들이 금품수수 및 승부조작 등의 혐의를 받는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손준호의 가담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중국축구협회(C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관계자를 급파했지만 사태는 거듭 악화됐다. 지난해 6월 17일 형사구류 기한이 끝나자 공안이 구속 수사로 전환해 정식 사법처리에 돌입했다.

그 후 소식이 없었으나, 다행히 올해 초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우리 외교부가 중국 당국과 여러 경로로 소통하고 20여차례 영사 면담이 이뤄진 가운데, 최근 주요 거물들의 사법 처리가 마무리되면서 손준호의 석방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지난주 풀려난 손준호의 귀국 이튿날인 26일에는 천쉬위안 전 CFA 회장이 8103만 위안(약 150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무기징역 1심 판결을 받았다. 소후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비슷한 시기에 몇몇 선수들도 풀려났다고 전했다.

관심은 모처에서 휴식 중인 손준호의 그라운드 복귀 여부다. 오랜 구금 후유증이 우려스러우나, 다시 축구를 하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중국행에 앞서 몸담은 K리그1 전북 현대도 선수가 원하면 복귀시킬 준비가 돼 있다. 우선 협상권을 보유한 전북은 계약과 별개로 회복을 돕겠다는 의사도 갖고 있다. 또 산둥도 구속 단계에서 손준호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문제는 신분이다. KFA 등록규정 제3장(전문선수 등록) 9조(선수 등록 승인)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집행 중이거나 집행유예 중인 자 ▲축구 관련 비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가 종료되거나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벌금형을 선고받고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등은 선수등록이 불가능하다.

손준호의 정확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장기간 구금이 혐의 입증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가 나왔거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일체의 혐의를 부인한 선수 측은 현지의 대형로펌을 통해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 잡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어떤 형태로든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KFA 유력인사는 “조금 진정되면 선수 측의 입장을 살피며 상황을 정리하겠다. 필요하다면 신분 확인 등 일련의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