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게? 정확하게!’ 콘셉트 정한 천성호, KT가 기다린 공격형 내야수

입력 2024-03-27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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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천성호. 스포츠동아DB

“방향을 완전히 잡았습니다.”

KT 위즈 천성호(27)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 전환점을 맞았다. 2022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장타 생산에 애를 먹은 게 도리어 타격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타율은 0.276으로 준수했다. 반면 장타율은 0.323에 그쳤다. 274타석에 들어섰으나, 홈런은 전무했다. 천성호는 이 시기를 “실패 아닌 실패”로 규정했다. 결과와 다르게 장타에 욕심을 낸 때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때 ‘홈런 한 번 쳐보자’고 하면 결과가 늘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그는 타격의 콘셉트를 바꿨다. 장타를 노리기보다 정확한 타격에 초점을 맞췄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퓨처스리그 79경기에서 타율 0.350(297타수 104안타)으로 최다안타 1위를 차지하며 남부리그 타격왕에도 올랐다. 비록 1군에서 거둔 성적은 아니었지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천성호는 2~3월 부산 기장군~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그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강철 KT 감독도 “(천)성호는 내가 기대했던 선수”라며 “전역 후 부쩍 성장한 모습”이라고 흐뭇해했다.

예년과 다른 비시즌을 보냈기에 스스로 품은 기대감 또한 크다. 올 시즌 자신을 한 번 더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천성호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하게 치기보다 정확하게 치려고 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스윙하는 쪽으로 방향을 완전히 잡았다”며 “지난해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한 차례 확인했으니 올해 또 한번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출발이 돋보인다. 23, 24일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 2연전부터 폭발했다. 2경기 모두 하위타선(8번)에 배치됐지만, 결과는 여느 테이블세터 못지않았다. 8타수 5안타 2타점 1도루다. 이에 이 감독 역시 크게 뿌듯해했다. 26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이날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또 한번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천성호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KT도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KT는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2루수 박경수의 은퇴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오윤석, 이호연 등 두각을 드러낸 후보들이 있었지만, 한 시즌 내내 박경수보다 공·수 양면에 걸쳐 두루 신뢰를 받은 후배는 없었다. 박경수로서도 마음 편히 은퇴를 고민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이제 그 뒤를 이을 재목이 나타나야 할 때다. 천성호에게 필요한 것은 꾸준한 활약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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