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하지 않는 강성형 감독, 덕장은 소리 없이 강했다 [현대건설 V3]

입력 2024-04-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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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천 삼선월드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득점에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구단 통산 2번째 통합우승을 이끈 강성형 감독(54)은 현대건설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현대건설은 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시즌만의 정규리그 1위, 8시즌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 13시즌만의 통합우승이다.

현대건설은 강 감독에게 아주 특별한 팀이다. 과거 남자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서 2014~2015시즌 감독대행을 거쳐 2015~2016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감독직을 수행했지만 2시즌 연속 6위에 그쳤다. 그는 남자부에선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2021~2022시즌 현대건설 사령탑에 올라 반전을 이뤄냈다.

우승이 절실했던 현대건설은 강 감독 특유의 유한 리더십에 주목했다. 강 감독은 베테랑과 영건들을 하나로 묶었다. 선수들이 “경기 전 하이파이브 때 감독님의 손바닥을 세게 쳐야 경기가 잘 풀린다”고 말하자 오른 손바닥이 퉁퉁 부을 때까지 하이파이브 하는 등 아버지 같은 리더십을 발휘했다. 팀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감독이 너무 착해서 선수들의 훈련 강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선수와 환경을 탓하기보단 내실을 다지며 위기를 극복했다.

1일 인천 삼선월드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꺾고 통합우승을 달성한 후 강성형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선수단 내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땐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1라운드(3승3패)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베테랑들과 주기적으로 면담해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쓴 소리를 해도 감독님은 우리를 믿는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결국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모두 정상을 밟았다.

김성현 코치(53)와 장영기 코치(44)처럼 강 감독의 성향을 잘 아는 참모들도 힘을 보탰다. 세터 출신 김 코치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출신 장 코치 또한 강 감독의 리더십을 믿고 현대건설에 합류한 케이스다. 이들은 포지션 별로 디테일함을 가미했는데, 주전과 백업들의 격차가 줄어든 데는 참모들의 활약이 컸다.

강 감독은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통념을 깨며 현대건설에 통합우승을 안겼다. 그는 매 시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왕조’를 꿈꾼다. 강 감독이 이번 우승을 발판삼아 현대건설에 얼마나 더 많은 우승을 안길지 주목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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