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시켜야 하나” 또 현실 된 농담, KT ‘강포’ 본격화할까?

입력 2024-04-04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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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에서 KT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쓴 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가 또 한번 ‘포수 강백호(25)’를 선보였다.

강백호는 3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지명타자에서 8회초 수비 위치가 바뀌었다. 강백호는 우규민~이선우와 배터리를 이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리드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올 시즌 2번째이자, 프로 데뷔 이후 4번째 포수 출장이었다. 앞서 2019, 2021시즌에는 포수 엔트리가 고갈된 경기에서 궁여지책으로 안방에 앉았다.

그 전까지 강백호의 포수 출장에는 이벤트 성향도 짙었다. 서울고 시절 고교야구를 주름잡은 투수 겸 포수였기에 팬 서비스 차원에서 볼거리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묘하게 다르다.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의 도입 때문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어떻게 잡든 상관없다면 블로킹을 잘하고, 도루 저지를 잘하는 포수가 1등”이라고 짚은 뒤 강백호에게는 “포수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한 바 있다.

농담인줄 알았는데, 벌써 2차례나 현실이 됐다. 수비이닝은 길지 않았지만, 과거와 다르게 출전 간격이 짧다. 이 때문에 KT가 강백호의 포지션 변경을 본격적으로 꾀하는 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강백호는 31일 한화전에선 크게 빠지는 공을 본능적으로 블로킹해내며 녹슬지 않은 재능을 보여줬고, 2일 KIA전을 앞두고는 포수 훈련까지 소화했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수비 나가서 웃는 얼굴은 처음 봤다”며 “백호는 ‘어느 포지션이든 시켜만 주시면 다 해내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포수는 투수뿐 아니라 상대 타자의 정보까지 머릿속에 넣어야 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2018년 김진욱 전 KT 감독이 강백호에게 수비 부담이 적은 외야수를 맡긴 이유다. 타격 재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팀 사정이 달라졌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내·외야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강백호가 라인업의 활용폭을 넓힐 핵심 인물이 될 수 있다. 단, 6년 전 판단처럼 포수 출장이 공격력에 미치는 영향은 다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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