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닝 유일 0볼넷’ 네일, KIA 외인투수 잔혹사 종식을 향하여

입력 2024-04-04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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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네일. 스포츠동아DB

“무엇보다 볼넷을 내주지 않는 게 가장 의미가 크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31)이 군더더기 없는 투구 내용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초반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지만, 그에게는 남의 이야기다.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0.75(12이닝 2실점 1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0.83을 기록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볼넷이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네일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2명 중 유일하게 볼넷을 남기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유강남을 한 차례 맞혔을 뿐, 공을 낭비하는 일 자체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자연히 수비시간은 길지 않다. 야수들에게는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아서 좋다. 네일은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이닝 무4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5-1 승리에 앞장섰는데, 그의 쾌투 덕에 이날 경기시간은 2시간48분에 불과했다. 직전 선발등판 경기 역시 2시간57분이었다.

네일은 “아웃카운트를 최대한 빠르게 잡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다. 그게 좋은 결과까지 이어졌다”며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볼넷을 내주지 않은 게 가장 의미가 크다”고 돌아봤다. 이에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줘서 앞으로 마운드 운용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A가 네일을 앞세워 이른바 ‘외국인투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해 KIA는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에 이어 대체 투수 토마스 파노니, 마리오 산체스마저 모두 부진해 골머리를 앓았다. 애런 브룩스가 2021시즌 도중 대마초 성분이 든 전자담배를 반입했다가 퇴출된 이후 지난해까지 KIA에서 뛴 외국인투수 9명 중 연속으로 2년 이상 머문 선수는 없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KIA가 외국인투수 문제를 해결한다면 우승 도전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제 윌 크로우만 남았다. 크로우는 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 풀타임 선발 경험을 지닌 투수다. 기대가 큰 게 당연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2경기·2승무패·ERA 2.00)에선 호투로 부응하는 듯했지만, 정규시즌 개막 후에는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2경기에서 1승1패, ERA 8.10(10이닝 10실점 9자책점)다. 네일처럼 크로우도 제 몫을 해준다면, KIA는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것처럼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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