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망가지는 것 무수히 봐” LG 염경엽 감독, 승리요건 1이닝 남은 손주영 자제시킨 이유

입력 2024-04-04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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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영. 스포츠동아DB

“난 선수가 망가지는 경우를 무수히 봤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전날 선발승 요건까지 1이닝을 남기고 교체된 손주영(26)에 대해 “본인은 던지고 싶어 했다”며 “그럼에도 내가 투수를 바꾼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승리요건을 만족하려면 (5회까지) 경기 흐름상 투구수를 115개는 넘겨야 했다”고 밝혔다.

손주영은 3일 쾌투를 펼치고 있었다. 타선도 1, 2회에만 4점을 지원했다. 그도 4회까지 무실점 역투로 화답했다. 다만 투구수가 91개로 많았다. 안타는 3개밖에 맞지 않았지만, 4사구가 6개에 달했다. 1, 2회에만 이닝당 투구수 20개를 넘겼다. 3회에는 이날 가장 많은 28구를 던졌다.

아무리 무실점 투구여도 염 감독으로선 손주영을 내릴 이유가 분명했다. 염 감독은 “난 승리투수로 만들어주려다 선수가 망가지는 경우를 무수히 봤다”며 “완봉 때문에 120구, 노 히트노런 때문에 120구, 이렇게 무리해서 던지다 시즌을 망친 투수가 한 80%는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던진 투수에게는 꼭 후유증이 남는다”고 강하게 말했다.

LG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손주영은 단 1승을 위해 무리하지 않아도 될 20대 중반의 젊은 투수다. 그 이상의 것을 이룰 날도 많다. 염 감독은 “(손)주영이에게도 지금 이 1승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당장 올 시즌만 해도 한 20번의 선발등판이 더 남았다. 또 (2022년 왼 팔꿈치 인대재건수술 이후) 재활을 마치고 제대로 시작하는 첫 시즌이다. 못다 이룬 승리는 냉정하게 잊고, 길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주영은 충분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6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분당 회전수 2600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도 뽐냈다. 염 감독이 그를 디트릭 엔스~케이시 켈리~임찬규~최원태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에 포함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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