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태동기 이끈 넥슨, 새로운 30년 연다 [김명근 기자의 게임월드]

입력 2024-04-0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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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온라인 그래픽 MMORPG ‘바람의 나라’,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를 잇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향후 30년을 위한 변화의 선봉에 선 ‘데이브 더 다이버’(위 사진부터). 사진제공|넥슨

창립 30주년, 세계적 게임사로 발돋움

첫 개발작 ‘바람의나라’ 올해 28주년
국민게임 ‘카트’ ‘메이플’ 등 큰 인기
성공 거둔 ‘던파’ K게임 수출의 효시
장애 아동 지원 등 사회공헌도 활발
신장르 개척·인기IP 확장 보폭 넓혀
수많은 게임으로 게이머들의 추억을 만들어온 넥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12월, 16비트 컴퓨터가 보급되고 PC통신이 연결되던 그 시절 서울 역삼동 작은 사무실에서 탄생한 넥슨은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어둠의 전설’,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를 선보이며 온라인게임 산업 태동기를 이끌었다. 서른 살을 맞은 넥슨은 인기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전 세계 45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 30년 동안 게임과 콘텐츠, 사회공헌 등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록을 만들어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자리잡았다.


●서비스 28주년 기록 경신

1990년대에는 플로피 디스크와 CD에 담긴 패키지를 구매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당시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개념조차 생소한 온라인게임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했다. 김 창업자는 1994년 ‘차세대 온라인 서비스’라는 뜻을 담아 넥슨을 설립했고, 1996년 회사의 첫 개발작이자 국내 최초 온라인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나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첫날 접속자는 단 한 명뿐이었지만,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되고 PC방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월 정액제에서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 2005년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13만 명에 달했다. 2011년에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올해로 28주년을 맞은 ‘바람의나라’는 현재도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어둠의전설’, ‘일랜시아’를 선보이며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온 넥슨은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등 상대적으로 하드코어한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끌던 1999년, 세계 최초 다중접속 퀴즈게임 ‘퀴즈퀴즈’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1년에는 게임을 ‘퀴즈퀴즈 플러스’로 개편하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면서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한 달 만에 누적 매출 2억 원을 돌파하며 부분 유료화는 온라인게임의 새 수익모델로 자리잡게 됐다.


●국민게임의 탄생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까지, 넥슨의 주역들은 2000년대 초반 대거 등장했다. ‘카트라이더’는 국내 이용자 1800만 명을 기록하며 국민의 3분의 1이 즐기는 ‘국민 레이싱 게임’으로 등극했다. 2003년에는 세계 최초 횡스크롤 MMORPG ‘메이플스토리’가 등장했다. 이 게임은 2011년 8월 국내 동시접속자수 62만 6000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004년에는 전투 중심 기존 게임과 달리 ‘음악’, ‘패션’, ‘요리’ 등 생활형 콘텐츠를 선보인 ‘마비노기’를 내놨다. 특유의 카툰렌더링과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며 정식 서비스 반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 620만 명을 돌파했다.

2005년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는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방식으로 오락실의 추억을 자극했다. 2009년 국내 게임 최초로 중국 동시 접속자수 220만 명, 2014년에는 5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권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K게임 수출의 효시가 됐다. 현재 전 세계 8억 5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어린이 건강’에 진심

넥슨은 게임 업계 동반성장은 물론 사회 공헌에도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왔다.

2007년 사내 지식 공유를 위한 소규모 행사로 시작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는 2011년부터 10년 동안 국내 게임산업 동반 성장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확장됐다. 대외 행사로 열린 10년 간 매년 50개 이상의 강연에 온오프라인 누적 관람객이 약 9만 1100여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돼, 게임업계 지식 공유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

넥슨은 미래 인재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 넥슨은 2013년 국내 최초 어린이 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200억 원의 기부를 결정하며 소아 재활치료 서비스의 신호탄도 쏘아 올렸다. 이후 전국 최초의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인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후원과 함께 경남권과 전남권 각각 지역 최초의 공공어린이재활시설 건립을 위해 통 큰 기부를 진행했다. 넥슨은 또 장애 아동 및 가족의 건강한 일상지원을 위한 의료시설 건립 지원에도 나섰다. 넥슨의 후원으로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에 국내 최초의 독립형 단기돌봄의료센터인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개원했다. 약 10년 동안 넥슨이 기부한 어린이 의료시설 건립금은 총 550억 원에 달한다.

넥슨은 2016년부터 IT업계 주관 최초의 청소년 프로그래밍 대회인 ‘NYPC’(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를 주최해오고 있다. 코딩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 제고와 역량 증진을 목적으로 한 행사로, 매년 4000여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참여해 지난해 누적 참여자 수가 3만4000여명을 넘어섰다.


●미래 30년 설계

넥슨은 현재 향후 30년을 위한 원동력을 기르고 있다. 첫 단추는 ‘데이브 더 다이버’가 끼웠다. 지난해 6월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선보인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 싱글 패키지 최초로 누적 판매 300만 장을 돌파했다.

넥슨은 또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한 획을 그은 ‘블루 아카이브’와 엠바크 스튜디오의 차세대 글로벌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와 ‘아크 레이더스’,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낙원: LAST PARADISE’까지 다양한 신규 IP 게임도 개발 중에 있다.

인기 IP 확장도 지속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개발한 ‘메이플스토리M’, ‘바람의나라: 연’과 곧 선보일 ‘마비노기 모바일’부터 ‘던전앤파이터’ IP를 재해석해 다른 장르로 탄생한 ‘던전앤파이터 듀얼’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 샌드박스 플랫폼으로 서비스 중인 ‘메이플스토리 월드’까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김명근 스포츠동아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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