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구장창 앉아 TV만 보면 위험한 이유, 과학이 밝혀냈다

입력 2024-06-12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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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소파에 앉아 TV 보는 시간을 줄이는 것부터 실천하는 건 어떨까.

“우리의 핵심 메시지는 TV 시청 시간을 가벼운 신체 활동, 중등도~고강도 신체 활동, 수면(잠이 모자란 경우)으로 대체하는 것이 ‘건강한 노화’에 유익하다는 것이다”라고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몰린 왕 역학과 교수(공동저자)가 말했다.

미국 의사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11일(현지시각) 실린 연구에 따르면 TV를 보느라 앉아 있는 시간이 추가로 두 시간 늘어날 때마다 건강하게 노화할 확률이 1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장에서 가벼운 신체 활동을 두 시간 늘릴 때마다 건강하게 노화할 확률이 6% 증가했다.

‘건강한 노화’는 70세 이상까지 생존하고 주요 만성 질환이 없으며, 주관적 기억 장애(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스스로 기억력이 저하되었다고 느끼는 것), 신체·정신 건강에 대한 장애가 없는 등 네 가지 이상의 건강 영역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 원저우 의과대학,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오스트리아 비엔나의과대학 소속의 공동 연구자들은 1992년 기준, 만성 질환이 없는 50세 이상 여성 간호사 4만 5000여명의 자료를 ‘간호사 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에서 얻어 분석했다. 그들이 집과 직장에서 일 또는 TV 시청을 위해 앉아 있던 시간과 서 있거나 걸은 시간에 관한 20년 동안의 정보를 추적 조사했다. 이 자료를 노화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TV를 보기위해 앉아있는 시간을 한 시간 줄이고 대신 집이나 직장에서 가벼운 신체 활동을 할 때 건강하게 노화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콜로라도 덴버 소재 종합병원 ‘국립 유대인 건강’(National Jewish Health in Denver)의 심혈관·건강 부문 책임자인 앤드류 프리먼 박사는 CNN에 ‘앉아 있는 행동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연구가 있다며 이번 결과는 놀라운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TV 앞에서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항상 나쁜 결과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며 “인간이 하루 종일 화면 앞에 앉아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타당하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더 많은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렀다”고 말했다.

2017년 발표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모든 원인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나중에 심장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앉아 있으면 몸에 해로운 습관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프리먼 박사는 “사람들이 TV 앞에 앉아 있을 때 보통 정크 푸드 섭취, 군것질, 타인과 소통부족, 수면 방해 같은 활동을 동반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몸을 움직이면 고혈압,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구체적인 방법으로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이나 공간이 허락한다면 걸으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트레드밀 책상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여건이 안 된다면 자리에서 자주 일어나야 한다며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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