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3승…‘김효년의 해‘ 예약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 상반기 MVP에 이어 하반기 들어 4연승을 기록하며 다승, 상금, 승률, 연대율 등 각종 순위 1위를 싹쓸이하고 있는 ‘미사리의 메시’ 김효년. 올해 41세로 불혹의 나이지만 젊은 후배들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를 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인빠지기·휘감기 등 전법 자유자재 구사
꾸준한 경기력에 ‘89.2% 연대율’ 자랑
하반기 4연승…다승왕·상금왕 등 유력

우리는 그를 ‘미사리의 메시’라 쓰고 ‘김·효·년’이라 읽는다.

키 166cm, 몸무게 55kg. 김효년을 평가할 때 겉모습만 보고 단정하면 큰 코 다친다. 왜소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활화산 같기 때문이다. 머리는 얼음보다 차갑고 열정은 한여름 더위보다 더 뜨겁다. 우리나이로 마흔 한 살. 불혹의 고개를 지나왔건만 아직도 팔팔한 청춘이다.

한 달 전쯤 17승 고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을 때, 그랑프리 포인트 경쟁에서 김민길에게 뒤처졌을 때, 많은 경정팬 사이에서 ‘이제 김효년도 간 것이 아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기우였다. 그는 하반기 총성과 함께 ‘나 살아있어, 봤지? 나, 김효년이야!’라고 외치듯 실력으로 그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 김효년의 모든 것을 보여주다

그는 하반기 시즌 시작과 함께 4연승을 쓸어 담았다. 김효년은 1일과 2일 미사리경정장에 섰다. 상반시즌을 마치고 2주 만이었다. 이날 그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70번 모터를 배정받아 경주에 나서 인빠지기, 휘감아 찌르기, 휘감기 등 전법을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히 2일 13경주에서는 가장 불리한 6코스에서 출발했지만 역전승하며 미사리를 뜨겁게 달궜다. 1,2일 각각 2경주씩 총 4회 출전해 4전 전승을 한 입에 삼켰다.

● 벌써 23승…다승왕 예약

김효년의 승수쌓기가 다시 시작됐다. 벌써 23승째다. 다승왕 1순위다. 아니 이미 다승왕 자리에는 ‘김효년’이라는 명패가 자리 잡고 있다. 다승 공동 2위인 서화모와 정민수를 9승 차로 따돌리고 있다. 30승 고지도 손에 잡힐 듯하다. 상금도 벌써 5981만원을 챙겼다. 상금랭킹 1위다. 2위 그룹인 장영태(3984만원) 정민수(3941만원) 한종석(3941만원)과 2000만원이나 벌렸다. 상반기 MVP도 집어삼켰다. 이 정도면 독주라는 말이 어울린다.

● 꾸준한 경기력…승률 연대율 독보적 1위

김효년의 쾌속질주엔 이유가 있다. 꾸준한 경기력이 그것이다. 시즌 초부터 거의 매 경기 입상했다. 간판급 선수들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과 대비된다.

그의 성적표를 엿보자. 7일 현재 김효년은 전체 성적순위 1위다. 평균 착순점(8.95) 평균 득점(8.62)뿐 아니라 승률(62.2%) 연대율(89.2%) 삼연대율(94.6%)에서도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김현철(승률 46.2%, 연대율 73.1%, 삼연대율 92.3%)과 3위 어선규(승률 40%, 연대율 66.7%), 삼연대율 86.7%)를 크게 따돌렸다.

브레이크 없는 김효년의 질주는 어디까지 지속될까. 경정팬들의 눈은 22∼23일 열리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대상경정이 쏠려있다. 롱런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