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NC 키스톤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김주원을 보라 [인천 리포트]

입력 2021-10-21 13:1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김주원. 스포츠동아DB

돌발변수로 인한 유망주 대거 기용. 시작은 가장 늦었지만 결승선은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끊을 태세다. 콘택트와 펀치력, 수비 능력에 센스까지 두루 갖췄다. 김주원(19·NC 다이노스)이 커가는 재미를 느끼는 이는 비단 이동욱 NC 감독만이 아닐 듯하다.

김주원은 올 시즌 59경기에서 타율 0.217, 3홈런, 12타점, 15득점을 기록했다. 눈에 보이는 지표는 결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이제 막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며, 당초 장기적인 호흡으로 육성할 계획이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NC는 전반기 막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새 판을 짜야만 했다. 김주원을 비롯해 박준영, 최정원, 김기환 등 젊은 선수들이 나란히 기회를 얻었다. 시작은 김주원이 가장 더뎠다. 후반기 개막전이었던 8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그러나 첫 14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는 등, 첫 13경기에서 타율 0.100(30타수 3안타)로 고전했다.

그럼에도 이동욱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다. 김주원도 조금씩 껍질을 깨기 시작했다. 타율 1할로 고전하던 기간까지가 적응기였을뿐, 이후 43경기에서는 타율 0.260(96타수 25안타)로 준수하다. 이 기간 홈런만 3개를 때려내는 등 체구에 비해 강한 펀치력도 가졌음을 증명 중이다.

NC 김주원. 스포츠동아DB


이동욱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에서 김주원 질문이 나올 때면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이 감독은 “검점 좋아지는 게 보인다. 눈에 드러나는 수치상으로도 그렇지만, 플레이 자체도 그렇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 감독으로서 키우는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했다. 이어 “지금은 2루수로 나서고 있지만 언제든 유격수로 갈 수 있는 자원”이라며 다재다능함까지 언급했다. 키스톤 어느 쪽을 맡기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이미 안겨줬기 때문이다.

갑자기 황폐해진 자리. 그곳에서 이토록 파릇파릇한 새싹이 피어났기 때문에 어쩌면 더욱 극명히 대비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타율 등 숫자에서도 발전이 있지만, 타고난 센스를 과시하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김주원이 커가는 재미는 이동욱 감독은 물론 NC 팬들도 함께 느끼고 있다. NC의 미래에서 현재로. 김주원은 지금 시곗바늘을 돌리느라 바쁘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