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주원. 스포츠동아DB
김주원은 올 시즌 59경기에서 타율 0.217, 3홈런, 12타점, 15득점을 기록했다. 눈에 보이는 지표는 결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이제 막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며, 당초 장기적인 호흡으로 육성할 계획이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NC는 전반기 막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새 판을 짜야만 했다. 김주원을 비롯해 박준영, 최정원, 김기환 등 젊은 선수들이 나란히 기회를 얻었다. 시작은 김주원이 가장 더뎠다. 후반기 개막전이었던 8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그러나 첫 14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는 등, 첫 13경기에서 타율 0.100(30타수 3안타)로 고전했다.
그럼에도 이동욱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다. 김주원도 조금씩 껍질을 깨기 시작했다. 타율 1할로 고전하던 기간까지가 적응기였을뿐, 이후 43경기에서는 타율 0.260(96타수 25안타)로 준수하다. 이 기간 홈런만 3개를 때려내는 등 체구에 비해 강한 펀치력도 가졌음을 증명 중이다.
NC 김주원. 스포츠동아DB
이동욱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에서 김주원 질문이 나올 때면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이 감독은 “검점 좋아지는 게 보인다. 눈에 드러나는 수치상으로도 그렇지만, 플레이 자체도 그렇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 감독으로서 키우는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했다. 이어 “지금은 2루수로 나서고 있지만 언제든 유격수로 갈 수 있는 자원”이라며 다재다능함까지 언급했다. 키스톤 어느 쪽을 맡기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이미 안겨줬기 때문이다.
갑자기 황폐해진 자리. 그곳에서 이토록 파릇파릇한 새싹이 피어났기 때문에 어쩌면 더욱 극명히 대비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타율 등 숫자에서도 발전이 있지만, 타고난 센스를 과시하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김주원이 커가는 재미는 이동욱 감독은 물론 NC 팬들도 함께 느끼고 있다. NC의 미래에서 현재로. 김주원은 지금 시곗바늘을 돌리느라 바쁘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