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힐 정도로 빠른 경기, 스트레스 싹” [셀럽들의 7330]

입력 2024-05-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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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링크에서 연습 중 스틱을 들고 포즈를 취한 박지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스타트업 경영인으로 클래식의 미래를 위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에게 아이스하키는 또 다른 예술적 도전이자 실험이다. 사진제공|혜화JHP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아이스하키

‘클래식+최첨단 기술’ 다양한 공연
실험적 예술가답게 운동도 도전적

“체력소모 엄청나 최대 5분간 경기
온몸 특수장비에 오히려 안전해요”
바이올리니스트, 그것도 세계적인 연주자. 독일에서 태어나 14세에 독일 국립음대 최연소 입학,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워싱턴 케네디센터, 뉴욕 카네기홀 독주회 등을 통해 스타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 홍보대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한동안 클래식의 틀을 깨고 다양한 음악적 실험에 나서기도 했는데 2016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5인조 록밴드와 함께 연주한 비발디의 ‘사계’ 전 악장 공연은 그야말로 대충격의 사건이었다.

사실 이 사람을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이름으로만 묶어두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어쩐지 요즘은 ‘부캐’의 활약이 본캐보다 더 활발해 보인다. 스스로 “예술+기술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AI 퍼포머”라고 부캐를 소개하고 있단다. 실제로 그는 2022년 스타트업 기업인 (주)가치창조제이를 설립한 이후 혼합현실, AI 등 최첨단 기술과 아트가 만난 공연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개성적인 예술가의 이름은 박지혜. 세계적인 강연 컨퍼런스인 TED의 한국 첫 강연자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의 활동은 본캐(바이올리니스트)와 부캐(AI 퍼포머, 기업인)의 경계가 모호해 보일 정도로 융합되었다는 느낌이다.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선보인 ‘박지혜XAI 베토벤 인공지능 소나타 11번’ 연주도 그 중 하나. 지난 3월에는 삼일절을 맞아 ‘삼일절 3D 역사 전시회’의 총괄감독을 맡기도 했다. 이 전시는 그가 이끌고 있는 예술 스타트업 가치창조제이가 지난해 론칭한 메타버스 공연장 ‘메타컬쳐센터’를 통해 진행됐다. 앞서 2024년 새해가 시작된 0시에 맞춰 ‘K-클래식 페스티벌 360’을 메타버스 공연장과 유튜브에서 360도로 동시 스트리밍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제공|혜화JHP



●활 대신 스틱을 쥔 바이올리니스트

적절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박지혜는 ‘클래식 음악의 최첨단 미래 설계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이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모험가는 평소 즐기는 운동도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다. 어지간한 상남자들도 “이건 좀…”하고 한 발짝 물러서는 아이스하키가 박지혜의 최애 운동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 종목 중 유일한 구기종목인데요.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늘 혼자였던 저로서는 ‘팀워크’를 배울 수 있는 종목 같았거든요.”

아이스하키는 몸과 몸이 부딪치고, 총탄처럼 퍽이 날아다니는 종목이다. 손가락이 재산인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이 아닐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10대 시절 농구를 하다 손가락을 다쳐 긴 시간 활을 놓아야 했고, 은퇴까지 고려해야 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런데 가장 부상률이 높은 운동은 의외로 달리기라고 해요. 그 다음이 축구. 오히려 아이스하키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특수장비로 보호되어 굴러도 부딪혀도 큰 충격이 없답니다.”

박지혜는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대해 “중독성! 이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했다. 1시간 가까이 뛰어야 하는 축구와 달리 아이스하키는 경기에 투입돼도 최대가 5분으로 바로바로 교체가 이루어진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크고, 얼음 위에서 하기 때문에 속도도 엄청나다.

“선수를 교체하더라도 경기를 멈추지 않아 흐름이 끊기지 않죠. 경기 중에 바로 들어가거든요.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데, 이게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줍니다. 해 보신 분만 아는 세계죠.”

과거에는 접근성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곳곳에 아이스링크가 많아졌다. 개인레슨 형식으로 진행하는 소규모 링크까지 포함한다면 “할 데가 없어서 못한다” 소리는 하기 어렵단다. 박지혜는 “관심이 생겼다면 절대 지체하지 마시고 지금 당장 인터넷 지도에서 주변 가까운 아이스링크를 검색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라고 했다.

“아이스하키와 클래식은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줄 정말 멋진 운동과 음악이죠. 제가 아이스하키 하는 모습이 보고 싶으시다면 제 유튜브 채널 ‘박지혜TV’로 오시면 됩니다. 아시죠? 구독과 댓글, 알림설정은 스포츠 7330과 함께 사랑입니다!”

양형모 스포츠동아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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