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김홍선 감독 “‘본대로 말하라’ 점수? 50점…올해 목표는 ‘루카’” (인터뷰)

입력 2020-04-14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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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 “‘본대로 말하라’ 점수? 50점…올해 목표는 ‘루카’”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어떤 시작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값을 예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올해 첫 OCN 오리지널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크리에이터 김홍선, 극본 고영재 한기현, 연출 김상훈 장양호)는 많은 의미를 남긴 작품이다. OCN 방향성과 장르물이 올해 어떤 방향으로 그려질지 예상하게 한다.

또한, 연출자가 아닌 크리에이터로 이름을 올린 김홍선 감독에게도 특별한 작품이다. 범상치 않은 작품 세계관과 필모그래피를 지닌 김홍선 감독이기에 그에게 ‘본 대로 말하라’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김홍선 감독은 “‘본 대로 말하라’는 연출이 아닌 제작자로서 첫 작품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처음이라 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고 그래야 하겠지만, 내겐 ‘백서’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짚어야 할 게 많았던 작품이다. 전하고자 하던 메시지가 잘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악인은 처단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패와 성공 그 중간 지점을 이야기하는 김홍선 감독. 그에게 ‘본 대로 말하라’ 점수를 묻자, 50점을 꺼내들었다. 김홍선 감독은 “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로는 80점을 주고 싶지만, 스스로 내가 할일에 대한 면에선 50점이라고 생각한다. 핑계는 많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조금 더 치열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다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 부분은 정말 감사하고 가장 만족스럽다”고 부분적인 성과는 모두 배우와 스태프에 공을 돌렸다.

작품마다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던 김홍선 감독은 ‘보이스1’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장혁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홍선 감독은 “장혁은 늘 고민하는 배우다. 고민을 너무 많이 한다 싶을 정도다. 캐릭터를 안고 사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장혁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즐겁다. ‘이렇게도 보는구나’ 감탄하며 새로운 느낌을 주는 배우다. 그렇기에 그가 이 작품을 택한 이유도 분명히 있을 거로 생각한다. 프로파일러라는 캐릭터에 만족감과 제작진을 향한 믿음 등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혁이 고민하는 지점을 제작진이 많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배우들에게 미안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진서연 역시 ‘본 대로 말하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배우다. 그러나 결과물에 평가는 다르다. 종영 이후 진서연을 향한 대중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작품 속에서 캐릭터가 비추어지는 과장에서 억지가 가득하다.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진서연은 치열하게 캐릭터를 파고 들었다. 그런데도 그 모습이 담기지 않았다면, 그건 제작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소녀시대에서 배우로 입지를 다지는 최수영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홍선 감독은 “최수영은 사고가 성숙하다. 착하고 근성이 있는 배우다. 전에는 엔터테이너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배우라는 느낌이 강하다. 완전히 자리 잡은 듯하다”고 말했다.

최종회 4.388%(닐슨 코리아. 유료 플랫폼, 전국기준). ‘본 대로 말하라’는 수치로만 보면 선전한 작품이다. 특히 다크한 김홍선 감독 세계관과 일맥상통하는 어두운 색채가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김홍선 감독은 “‘김홍선=다크’는 오해다. 어두운 색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무서운 걸 보지 않는다. (웃음) 다만 이야기를 다루는 상황이 조금 더 현실적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어워지는 분위기가 담기는 게 아닐까 싶다. 재미도 이쪽에 더 많이 느낀다. 개인적으로 사이코패스 3부작을 생각 중이다. 사이코패스가 어떻게 세상에 등장하게 됐는지 조명하고 싶다”고 향후 작품 방향을 ‘스포일러’했다.

우후죽순 제작되는 수사물(장르물)에 대해서는 “내가 꼭 수사물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흥미를 느끼다 보니 그 형식을 자주 하게 된다. 다른 작품을 언급할 수 없지만, 수사물을 만들 때에는 리얼리티가 중요하다. 상황도 이야기도 보다 현실적으로 다뤄야 한다. 하지만 심의 등 드라마 밖 현실과 타협하는 지점이 생긴다. 이런 부분을 잘 조율하면 훌륭한 결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홍선 감독은 다양한 작품을 갈망한다. 수사물이 아닌 작품에도 재능을 보인다. 그 대표작이 샤머니즘과 엑소시즘을 결합한 ‘손 the guest’(극본 권소라 서재원, 연출 김홍선)다. 지난해 시즌2 또는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다가 기획단계에서 프로젝트가 일시 중단됐다.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프로젝트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김홍선 감독은 “나도 이 이야기를 끝맺음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손 the guest’라는 드라마는 뭔가 아직 할 이야기가 더 남아있는 느낌이다. 악은 늘 우리 곁에 있고 우리가 블러 들이면 다시 돌아 올테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 일은 예측대로 되어지진 않으니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대신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tvN 새 드라마 ‘루카’(LUCA, 극본 천성일, 연출 김홍선)다. ‘루카’는 ‘유전학’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소재로 강하게 태어나 외롭게 세상에 던져진 한 사람의 치열한 추적기를 그린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소재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연다. (2019.11.18 동아닷컴 단독 보도) 주연 배우로는 김래원과 이다희가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김홍선 감독은 “올해 ‘루카’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오랜만에 연출자로 돌아올 예정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이야기다. 다크 히어로가 등장하는 멜로 드라마니 기대 부탁한다”고 전했다.

멜로를 갈망하던 김홍선 감독은 자신이 잘하는 것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을 ‘루카’에 녹여낼 예정이다. 김홍선 감독 특유의 색채가 ‘루카’에서도 묻어날지 주목된다. ‘루카’는 tvN 편성을 확정하고 올 하반기 방영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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