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백신 후기요?’ ‘나혼산’, 화사로 보여줄게 그렇게 없나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1-11-04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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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이템이 없나 보다. MBC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마마무 화사의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 백신 2차 접종 과정을 일상으로 담는다.

제작진은 “화사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맞아 정보 수집에 나선다”며 “1차 접종 당시 컨디션 난조를 겪은 화사가 2차 접종만큼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박나래 조언도 구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박나래는 화사에게 “백신 2차 접종 후 입 터지는 줄 알았다. 먹을 걸 많이 사다 놔라”고 조언했다. 접종 이후 식욕이 왕성해질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후 2차 접종에 나선 화사는 빠르게 접종을 마친다.

제작진은 방송을 통해 화사 2차 백신 접종 후기를 직접 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 다수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코로나19 2차 접종완료율 75.9%, 4일 기준)을 마치고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부스터샷까지 접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굳이 2차 접종 후기 과정을 콘텐츠라고 내놓는다는게 실망스럽다. 화사 브이로그에나 담을 법한 콘텐츠를 지상파 제작진이 달라붙어 기획해 선보였다는 게 안타까울 지경이다. 이미 유튜브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기는 차고 넘친다.

공감대 형성도 미지수다. 많은 팬을 보유한 화사 팬들은 그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청 포인트이지만, 일반 시청자에게는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화사 모습에 공감을 표하겠지만, 반대로 마음대로 쉴 수 없는 보통을 사는 직장인과 쉬는 날 겨우 백신 접종을 진행 경과를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일정을 빼고 편히 ‘백신 요양’ 중인 화사 모습은 그저 현실 괴리감이다.

분명 ‘나 혼자 산다’는 쇄신한다고 했다. 제작진은 인터뷰로 수차례 이야기했고, ‘기안84 왕따’ 기획 이후 MBC 윗선에서까지 나서 사과했다. 제대로 된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결국 보여주는 것은 편성시간 채우기다. 이제 ‘나 혼자 산다’에서 현실적인 공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도 하느냐’는 핀잔이 싫다면, 진짜 재미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스튜디오에 앉아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농담 따 먹기나 하는 그런 후진 예능쇼 말고.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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