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으로 하차해놓고 뭘 잘했다고…‘골 때리는’ 못 잃는 SBS (종합)[DA:이슈]

입력 2022-04-11 20:3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작으로 하차해놓고 뭘 잘했다고…‘골 때리는’ 못 잃는 SBS (종합)[DA:이슈]

편집 조작 논란으로 하차했던 SBS ‘골 때리는 그녀’ 제작진이 관련 프로그램으로 복귀한다. 조작으로 하차까지 했는데 버젓이 ‘골 때리는’ 스핀오프라니, 진정 “환골탈태”하겠다던 사람들이 맞을까.

11일 SBS는 5월 4일 첫 방송하는 새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외박’의 첫 방송을 알렸다. ‘골 때리는 외박’은 스타들이 전국 방방곡곡 마음 가는 대로 떠나 휴식을 즐기는 여행 예능. 이수근, 이진호, 규현이 여행 메이트로 캐스팅된 가운데 첫 게스트로 ‘골 때리는 그녀들’의 FC 아나콘다가 함께한다.



제목과 첫 게스트부터 ‘골 때리는 그녀들’ 스핀오프 예능이라는 정체성이 너무나 분명해 보이는 프로그램. 황당한 건 해당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제작진에 있다. ‘골 때리는 그녀들’ 경기 흐름을 조작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징계까지 받은 이승훈 PD가 연출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골 때리는 그녀들’은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분석으로 ‘경기 조작’이 탄로 났다. 당시 제작진은 “경기 결과와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지만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고 조작을 인정했다. 이들은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였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의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중계를 맡은 배성재 전 SBS 아나운서와 방송인 이수근의 스코어 멘트를 언급하며 이들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진은 배성재, 이수근과는 무관하다면서 “전적으로 연출진의 편집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라고 추가 입장을 배포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배성재는 자신과 이수근이 추가 녹음을 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 제작진이 따로 요청한 추가 멘트를 기계적으로 읽어왔다고 고백하며 “편집 조작이나 흐름 조작에 사용될 거라고는 상상 자체를 할 수 없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며칠 후 SBS는 책임 프로듀서(김영욱 CP) 및 연출자(이승훈 PD)를 교체하고 이들을 징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제작팀을 재정비하겠다”면서 “환골탈태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뼈를 바꾸겠다’던 SBS는 다시 끼워 맞췄다. 지난달 초 이 PD가 ‘골 때리는 그녀들’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 당시 SBS은 “제작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지만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조작으로 하차한 PD가 다시 관련 프로그램이라니. 무관한 다른 연출자를 내세우든지, ‘골 때리는’ 이름을 떼버리든지 둘 중 하나는 했어야 하지 않을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