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 ‘아기 공장’ 충격

입력 2011-06-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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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장 속 암탉처럼 아이를 낳아 파는 게 생존의 이유인 소녀들이 있다면…. 이렇게 팔린 아이들이 흑마술을 믿는 주술사 손에서 제물로 죽어간다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런 일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아기 공장’으로 쓰이던 병원을 급습해 임신한 채 감금돼 있던 소녀 32명을 구조하고 ‘공장주’로 보이는 남자를 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제프리 오그보나 나이지리아 경찰 대변인은 “소녀들은 대부분 납치된 후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 개중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섞여 있었다. 그러나 갓난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기 공장에서 태어난 아이는 30만∼100만 나이라(207만∼692만 원)에 팔린다. 그 뒤 주로 농장 탄광 공장 같은 곳에서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여자 아이들은 윤락가로 팔려가기도 한다. 그래도 살아 있는 게 나은 걸까. 영국 BBC방송은 “나이지리아 일부 지역 주술사는 갓난아이를 살해해야 힘과 매력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 아이를 사서 곧바로 제물로 바친다”고 전했다.

다행히 입양되는 아이들도 있다. 나이지리아 국립 인신매매방지국(NAPTIP)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입양하는 방법을 모르는 불임 부부가 이렇게 태어난 아이를 사가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아이를 사고팔다 걸리면 최고 14년 징역형을 받는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2010년 구매력 기준)이 2400달러(약 259만 원)밖에 안 되는 가난한 나라다.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CNN방송은 “소녀들은 아이를 낳는 대가로 최대 2만 나이라(13만8000원)를 받기도 한다. 이번에 구출된 소녀들도 입을 열지 않아 현지 경찰이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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