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외국인 교수 공개편지 화제 “나를 괴롭힌 학생에게…”

입력 2016-11-24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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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외국인 교수 공개편지 화제 “나를 괴롭힌 학생에게…”

서울대 인류학과의 한 외국인 조교수가 최근 공개한 '나를 괴롭힌 서울대 학생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년 가을 서울대에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러시아 출신의 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인류학과 조교수는 최근 자신이 겪은 일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서신 형식으로 올렸고 이 글은 23일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이 서신에 담긴 내용은 이렇다. 지난달 5일 오후 한 남학생이 페도렌코 교수에게 'coincidence'라는 영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려달라며 다가왔다.

페도렌코 교수는 이에 '아무 외국인에게나 다가가 무작위로 그런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되는 것이고 이상한 일'이라고 거절하자 그 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한국어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적었다.

당시 상황을 "불안하고 당혹스러웠으며 두려웠다"고 전한 페도렌코 교수는 "몇몇 사람들이 경찰에 연락하라고 권했지만 그 대신 나는 학생에게 공개서신을 쓰고 이 일을 공론화하기로 했다. 성차별, 그릇된 인종적 편견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페도렌코 교수는 서신에서 "당신은 나를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백인 여성이라는 정형에 끼워맞췄다"며 "이는 여성의 평등과 관련된 사안이고 인권과 관련된 사안이다. 서울대가 이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세계적이고 다양성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없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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