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섭아프리배팅살살쳐,지붕값물어줄라”

입력 2008-07-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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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저렇게 쳤더라면 30개는 문제 없었을텐데….” 29일 광주 LG전을 앞둔 KIA의 타격 훈련 시간. 배팅 케이지 뒤에서 최희섭의 프리배팅을 지켜보던 박흥식 코치가 혀를 끌끌 차며 아쉬운 듯 내뱉은 한마디였다. ‘시즌 초반부터 지금같은 모습이었다면 홈런 30개는 훌쩍 넘었을 것’이란 뜻. 그만큼 최희섭의 최근 타격 밸런스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게 박코치의 평가였다. 밸런스를 찾으니 타고난 힘이 실린 그의 타구는 광주구장 외야스탠드를 넘어 장외로 쭉쭉 뻗어나갔다. 종종 외야 넘어 외부건물의 지붕을 때리기도 하는 등 ‘놀라울’ 정도였다. 박 코치 뿐만 아니라 그의 타구를 지켜보던 이들은 모두 한마디씩 했다. “지붕 박살나면 돈 물어줘야 한다. 살살 쳐라” “공 깨지겠다” 등등. 최희섭 자신도 “예전보다 심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주변 반응에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먼저 타격 훈련을 끝난 그에게 최태원 코치가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따 LG 선수들 오면 한번 더 쳐라. 기 좀 죽게.” 살며시 미소를 짓던 최희섭의 대답. “안 돼요.”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LG에 알리지 말아주세요. 그럼 볼 안 준단 말이에요.” 마치 ‘적에게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말하는 이순신 장군처럼 비장한 표정으로…. 광주|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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