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야구계‘소풍’마케팅출발은좋다

입력 2009-0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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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프로야구 마케팅에서 눈여겨 볼 팀은 SK와 롯데이다. SK는 ‘삼겹살 존’과 ‘익사이팅 존’을 설치하고, 테마를 ‘소풍’으로 잡았다. 롯데는 ‘익사이팅 존’설치와 내야 리모델링 그리고 구단상품 판매점을 정문출입구 쪽으로 대폭 확장한다. 테마는 ‘구단수익의 극대화’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만으로 얼마나 많은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생존투쟁’이 눈물겹다. 사실 두 팀을 상호 비교한다는 것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성적만 좋으면 관중을 집으로 보내야 하는 롯데와 후발주자로서 연고정착에 ‘악전고투’하는 SK는 처지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과 SK처럼 성적과 관중동원의 상관관계가 낮은 팀들은 마케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단지 삼성은 협소한 구장이 모든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는 반면 SK는 3만석의 문학구장 때문에 ‘행동반경’이 넓은 편이다. 일부에서는 지난 시즌 SK의 75만 관중동원을 객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폄하하고 있지만, 이것은 단견이다. SK는 역사가 짧은 팀이다. 아직은 ‘연고정착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객단가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 주목할 점은 SK의 노력이다. 2007년 SK가 주창한 ‘스포테인먼트’는 신개념이었다. 또한 올 시즌 테마인 ‘소풍’도 야구산업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는 나오기 힘든 개념이다. 실제 야구장을 직접 방문하는 팬들은 크게 세 가지 부류이다. ‘출근부 도장’ 찍듯이 구장에 가는 골수팬, 연간 5-10회 정도 방문하는 팬, 그리고 처음 찾는 팬으로 나눌 수 있다. 골수팬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류가 구장에 가는 가장 큰 목적은 여가선용 즉 ‘소풍’이다. 이러한 부류가 중요시 여기는 것이 쾌적한 관람환경이다. SK는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삼겹살 존’은 성공여부를 떠나 참신한 발상이다. 미국의 일부 마이너리그 구장에서는 외야언덕에 차를 주차시키고 소시지와 햄버거 스테이크를 직접 구워먹는 관행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사직구장에서도 아주 가끔은 ‘삼겹살’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또한 SK와 롯데의 ‘익사이팅 존’은 관객과의 소통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프로야구 구장의 높은 내야그물은 근본적으로 팬과의 소통을 막고 있었다. ‘익사이팅 존’은 선수들과 좀 더 가까이서 소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롯데의 올 시즌 테마인 ‘수익극대화’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시즌 수많은 롯데 팬들은 구단 상품을 구입했다. 메이저리그 사례에서 보면 로열티가 높은 구단의 팬들은 구단상품을 수집하는 경향이 강하다. 롯데 팬들의 로열티만 보면 ‘광적인 수집’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팀 성적이 받쳐주고, 구단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경우 새로운 ‘역사창조’도 가능하다. 올 시즌 SK와 롯데의 공격적인 마케팅,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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