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환영받지못한베컴‘LA귀환’

입력 2009-07-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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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컴.스포츠동아DB

요즘 LA 스포츠 뉴스는 NBA 레이커스의 우승 이후 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유지로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그런데 20일(한국시간) 홈디포센터에서 벌어진 LA 갤럭시-AC 밀란의 경기 이후 시끄러워졌다. 2007년 7월 천문학적 액수로 영입한 데이비드 베컴 때문이다.

이날 베컴은 홈 갤럭시 팬들로부터 수모를 맛봤다. 이탈리아 AC 밀란에 임대를 마치고 카슨의 홈디포센터에서 벌어진 첫 경기였는데, 팬들은 베컴이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은 것. 더구나 갤럭시 열혈 서포터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베컴을 비난했다.

“사기꾼은 집으로 돌아가라(Go home fraud!)” “Part time Player”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베컴을 야유했다. 심지어 코너킥을 찰 때 서포터스와 베컴 사이에 심한 말들이 오가며 서로를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친선경기에서 베컴은 프리킥을 포함해 2개의 어시스트로 2-2 무승부를 만드는데 앞장섰다. 베컴의 계약 만료는 2011년까지다. 베컴은 당시 갤럭시와 5년에 2억1천만달러 가까이 되는 액수로 계약했다. 북미 스포츠 사상 연봉만으로는 최고 액수다.

2007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베컴의 갤럭시 영입에 무척 들떠 있었다. 첫해 관중동원에 베컴 효과는 크게 나타났다. 비록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다소 전성기가 지난 뒤 MLS에 영입됐으나, 70년대 브라질의 펠레, 독일의 바켄바우어의 미국 진출과는 다소 성격이 달랐다. 펠레와 바켄바우어는 전성기가 완전히 지난 뒤 명성으로 미국에 진출했고, 결과는 무소득이었다.

베컴이 홈팬들부터 이런 굴욕을 받는데는 AC 밀란과의 임대계약이 결정적이었다. MLS 팬들은 베컴이 비록 갤럭시로 복귀해서 뛰고 있으나 그의 진정성을 믿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지 유럽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갤럭시 영입 때부터 부인 빅토리아 베컴(스파이스걸 멤버)의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MLS에서 잠시 뛴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주 뉴욕에서 벌어진 베컴의 MLS 복귀전에서부터 이상 기류가 보였다. LA 갤럭시가 3-1로 뉴욕 레드불스에 승리한 이날 경기에 2만3,238명이 모였다. 자이언츠 스타디움은 7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구장이다.

축구 불모지 미국에 베컴 효과를 일으키려 했으나 그 역시 2년 만에 팬들로부터 야유의 대상이 돼버렸다. 베컴은 MLS에서 활동하는 동안 5골을 터뜨렸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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