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대표팀이냐K리그냐…날선신경전

입력 2009-08-1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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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연맹, A매치일정갈등…연맹,협회약속어겨…차출거부검토
9월과 10월 축구대표팀 평가전(A매치) 일정을 둘러싸고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연맹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9월 5일(호주), 10월 10일(세네갈)로 예정된 국가대표 평가전 일정 조정을 협회에 요청키로 결의했다. “K리그 경기가 9월 6일과 10월 11일 벌어지는데 협회가 하루 전날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차출거부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 하겠다”는 게 연맹의 입장이다.

○연맹, “협회가 약속 어겼다”

연맹은 협회가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올 초 대표팀이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플레이오프로 갈 경우 9월과 10월 A매치데이를 협회가 쓰고, 그렇지 않을 경우 K리그는 토요일, A매치는 수요일(9월 9일, 10월 14일)에 치르기로 합의했는데, 대표팀이 조 1위로 본선에 오른 후 일방적으로 9월 5일과 10월 10일 평가전이 잡혔다는 것.

연맹 고위관계자는 “연맹은 대표팀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다. 그러나 팬들과의 약속인 K리그 일정을 생각해주지 않는 것은 심하다. 리그가 살아야 대표팀도 살 것 아니냐. 11월 대표팀 유럽 전지훈련도 다녀오면 곧바로 플레이오프가 벌어지는 데 이 역시 엄청난 불이익이다”고 토로했다. 모 구단 단장 역시 “일의 순서가 완전히 잘못됐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협회, “자료 검토 뒤 공식 대응”

협회는 18일 오전 회의를 가진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할 방침. 올 초 연맹과 협의했던 당사자들이 퇴사와 인사이동 등으로 현재 없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뒤 연맹의 주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호주, 세네갈과 평가전을 하기로 계약한 만큼 취소나 날짜변경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협회 고위 관계자는 10월 평가전 변경을 세네갈 측에 문의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향후 전망

그렇다면 두 단체가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상 친선경기 48시간 전에 소속 팀 선수들을 보내줘야 하기에 9월과 10월 평가전 보이콧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에 내년 초 예정된 대표팀의 3주 간 동계 전지훈련과 남아공월드컵을 한 달 앞두고 있을 소집에서 연맹은 단 하루도 양보하지 않고 규정대로 선수들을 보내줄 전망이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또 한번 신경전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가뜩이나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마당에 한국축구는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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