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용병나라국기게양…성남훈훈한내조

입력 2009-08-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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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써주는 구단이 고맙죠.”

성남과 대전의 K리그 20라운드가 열린 23일 성남종합운동장. 그간 활용해 온 탄천종합운동장의 캐노피(지붕) 공사로 인해 홈구장을 옮겨 올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성남 사무국은 장소를 바꾸며 아주 특별한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용병들의 국기를 걸어주는 일. 동유럽부터 남미까지 다양한 국기가 꽂혀 있어 팬들에게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성남종합운동장 본부석 맞은편 스탠드 상단 중앙의 태극기 왼편에는 콜롬비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브라질 국기가 걸려 있다. 성남은 몰리나(콜롬비아), 파브리시우(브라질), 사샤(마케도니아), 라돈치치(몬테네그로) 등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까진 좋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외국 국기들을 확보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는 것. 성남 프런트는 특히, 몬테네그로 국기를 구할 때 상당히 애를 먹었다. 발칸 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와의 정치적 관계 때문에 일각에선 “몬테네그로가 독립 국가냐”고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다행히 성남 구단은 영사관과 인터넷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몬테네그로 국기를 구했고, 경기장 깃대에 걸어놓을 수 있었다. 라돈치치는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아도 난 어디까지나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이방인일 뿐이다. 그러한 외로움을 국기를 보며 달랠 수 있게 됐다”며 구단의 작은 배려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성남 관계자도 “팬들에게 흥밋거리도 주고, 용병들의 사기진작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환하게 웃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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