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시즌중전력보강…ML부러워!

입력 2009-08-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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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투자와 우승이 비례하는 게 야구다. 현재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는 팀들을 보게 되면 팀 연봉이 모두 상위급이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야전병동’이 된 뉴욕 메츠(연봉 서열 2위)를 제외한 연봉 10위급들이 모두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중이다. 메이저리그는 90년대 이후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은 부자들의 잔치가 돼버렸다.

사실상 돈없는 구단은 플레이오프 경쟁이 거의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예전에는 팜팀을 잘 가꾸어야 우승이 가능했다. 이제는 팜팀만으로는 우승이 어렵다. 오프시즌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우승은 어림도 없다. 비틀스의 노래(Money can’t buy love)를 본 따 ‘돈으로 페넌트를 살 수 없다’는 야구 격언도 이제는 쏙 들어갔다.

최근 들어 연봉 하위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은 지난 시즌 탬파베이 레이스 정도다. 또 거액의 프리에이전트없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플로리다 말린스의 선전이 그래서 신선하다. 플로리다의 올시즌 연봉은 29위다.

해마다 오프시즌에 거액의 돈을 퍼붓는 뉴욕 양키스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일은 이제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뉴욕에 버금가는 보스턴 레드삭스 역시 마찬가지다. 두 구단의 돈 경쟁에 다른 팀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17년 연속 승률 5할 이하로 처져 메이저리그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올 연봉은 30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팀 연봉이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2800만 달러에도 못미치는 2519만7000 달러에 불과하다.

다른 종목들은 부자구단들이 돈으로 페넌트레이스나 우승을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제도적으로 막아 놓았다. 바로 샐러리캡이다. NFL의 경우 슈퍼볼 우승 팀이 자주 바뀌는 이유가 돈없는 구단이라도 드래트프를 통한 전력보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샐러리캡 대신 연봉 총액 기준으로 사치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뉴욕 양키스의 경우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투자와 성적이 직결된다. 물론 우승이라는 것은 모든 요인이 두루 갖춰져야 하지만 투자는 곧 성적으로 통한다. 그런데 국내 프로야구는 투자와 성적이 비례하지 않는다. 역대로 그랬고, 지금도 이런 희한한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한국 프로야구의 불행일 수도 있다.

이 점이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의 큰 차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스프링캠프에서 만든 전력이 사실상 한 시즌의 농사를 좌우한다. 시즌 도중 전력에 변동을 가할 수가 없다. 선수층이 얇아 부상선수가 나와도 그대로 끌고 가야 한다. 올해 LG 트윈스는 전반기 가공할 타격을 보였지만 마운드의 열세가 드러나면서 번번이 역전패를 했다. 메이저리그식이라면 우수한 야수를 주고 마운드를 보강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안된다.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 상대는 ‘누구 좋은 일 시켜주려고’라고 외면한다.

박찬호가 속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보자. 2009시즌 개막 5인 선발은 다음과 같았다. 콜 하멜스, 브렛 마이어스, 조 블랜튼, 제이미 모이어, 박찬호였다. 현재는 클리프 리, 콜 하멜스, 조 블랜튼, J A 햅, 페드로 마르티네스로 바뀌었다. 팀의 에이스도 바뀌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하멜스에서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리가 에이스다. 대부분의 팀들이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일 경우 시즌 중간에도 전력을 보강한다.

국내 프로야구 감독이 한 시즌을 운영하는 게 메이저리그 감독보다 훨씬 어려운 이유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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