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각 구단 ‘뽑기의 달인’들 대결…수원·대전 승리

입력 2009-09-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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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추첨, 치열한 ‘눈치작전’
2009하나은행 FA컵 4강 조추첨이 열린 9일 축구회관 1층 로비. 행사에 참가한 각 사령탑들은 짐짓 여유로운 척 했지만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는 모습과 분위기는 마치 대학 원서접수장을 방불케 했다.

원래 협회는 추첨자로 출전 감독을 지목했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손사래를 쳤고, 자신들이 따로 ‘운’과 ‘손맛’이 좋다는 이유로 대동시킨 구단 직원과 코치에게 제비를 뽑도록 했다.

추첨자 4명 중 2명은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 희비는 금세 갈렸다. 불과 5분여 만에 끝난 행사에서 ‘미다스 손’으로 최종 판명된 이는 대전 채승목 마케팅 팀장과 수원 양대현 주무였다.

추첨 순서로 각각 1, 2번을 뽑은 대전과 수원은 부담스런 원정을 피한 대신, 홈경기 쪽지를 집어 들었다. 채 팀장은 대회 16강전 및 8강전에서 다소 수월한 상대였던 경희대와 대구를 뽑은 바 있고, 양 주무는 수원 차범근 감독의 희망대로 2006년(8강), 2007년(16강)에 서울을 뽑아 벤치의 신임을 듬뿍 받았었다.

결국 억울한 이는 성남 장경민 대리와 전북 신홍기 코치. 특히, 장 대리는 이번 대회 16강전 상대로 중앙대를 뽑았기 때문에 나름 기대가 컸지만 대전과 수원의 ‘뽑기 순번’이 너무 좋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분위기는 갈렸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그래도 최근 K리그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대전을 만나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은 반면, 전북 최강희 감독은 “우린 뭐, 제대로 뽑아보지도 못하고…”라고 말꼬리를 흐린 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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