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이번스 대 두산베어스의 경기. 8회초 2사 1루 두산 이종욱 타석 정수빈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문학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SK, 8회2사후실점아쉬워
SK는 이틀 연속 두산 루키 정수빈을 못 잡았다. 2차전에서는 8회 2사 후 정우람이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게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두산은 사실 마음을 비우고 하는 포스트시즌인데 의외로 순항하고 있다. 그게 야구의 묘미인 것 같다. 이기려고 악을 써도 이기지 못하는데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는. 2차전은 양팀 2번 싸움, 두산 고영민-SK 박재상의 희비가 그대로 승부로 이어졌다.
○색깔 바꾼 김경문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SK 김성근 감독에게 패했던 두산 김경문 감독은 ‘적에게 이기려면 본래의 자기 패턴이 아닌 변칙수’가 필요함을 느꼈고, 이를 적용해 효과를 봤다. 1차전에 불펜 등판했던 세데뇨를 2차전 선발로 내세웠고, 이는 김성근 감독조차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6회 정재훈이 위기에 몰리고 김재현이 대타로 나서자 곧바로 임태훈을 내세운 것이나 9회 마무리 이용찬이 흔들리자 고창성을 등판시킨 것 등 한 박자 빠른 과감한 투수 교체는 정규시즌과 많이 달랐다.
○도루 수비에서 무너진 SK
1회 1사 후 두산 1루주자 이종욱의 도루 시도 때 SK 포수 정상호의 송구는 2루에 원바운드로 갔다. 타이밍상 아웃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유격수 나주환은 무리하게 태그에 뜻을 두다 볼을 뒤로 빠뜨렸다. 우선 볼을 뒤로 빠뜨리지 않기 위해 몸으로라도 막았어야 옳았다.
8회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도루를 허용한 데에는 포수 정상호의 저글도 한 요인이 됐다. 정상호가 미트에서 볼을 뺄 때 제대로 뺐다면 타이밍상 아웃이었다. 그러면 3점 실점도 나오지 않았다.
○아쉬웠던 SK의 잇단 희생번트 미스
2회 SK는 선두타자 박재홍이 안타로 출루하자 다음 박정권 타석 때 희생번트 작전을 꺼냈다. 그러나 박정권은 잇달아 파울을 낸 뒤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상황은 더 뼈아팠다. 무사 1루, 박재상 타석. 또다시 작전이 나왔지만 파울 뒤 투스트라이크로 몰렸고 병살타로 끝내 흐름을 끊었다. 두 번의 시도 중 김성근 감독의 의도대로 한 번만이라도 희생번트가 성공했다면 게임 초반 흐름은 달라졌을 수 있다.
○6회 성공은 했지만…. 빗나간 야신의 선택?
0-1로 뒤진 6회 SK 공격. SK는 바뀐 투수 정재훈에게 선두타자 조동화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다음 정근우 타석 때 볼 카운트 0-2의 유리한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이번엔 성공, 아웃 카운트 하나를 버리고 1사 2루 찬스를 잡았지만 박재상은 3구 삼진으로, 대타 김재현은 바뀐 투수 임태훈의 초구를 때려 범타로 물러났다.
정재훈은 흔들리는 상황. 펀치력 있는 정근우였고, 유리한 볼 카운트를 고려하면 희생번트는 아쉬웠다. 차라리 강공을 택했더라면….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