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벤치클리어링] 예고된 몸싸움 누구를 위한 반전카드?

입력 2009-10-20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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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SK와이번스 대 기아타이거즈 경기가 1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SK 정근우가 투수 앞 땅볼을 치고 기아 서재응과 신경전을 벌여 벤치 클리어링 상황이 되고 있다. 문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PO 5차전 나주환 비신사적 플레이사인커닝 논란도 KIA선수들 공분 사시리즈 전부터 양팀 미묘한 신경전때론 분위기 반전 위한 노림수 사용SK 2년전 벤치클리어링 계기 우승도
시리즈 개막 전부터 흐르던 양팀의 미묘한 신경전이 결국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SK가 4-0으로 앞선 3차전 4회말 2사 후 공격. 땅볼 타구를 잡은 KIA 투수 서재응은 천천히 1루로 볼을 뿌렸고, 이후 느슨한 주루플레이를 하던 주자 정근우와 눈이 마주친 게 발단이었다.

TV 화면상으로는 정근우가 째려본다고 느낀 서재응이 “뭘 봐”라고 얘기하는 듯 했고, 후배인 정근우가 물러서지 않고 대들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모두 뛰쳐나왔고 특히 KIA 벤치멤버인 김종국은 흥분한 듯, 동료들에 이끌려 덕아웃 앞으로 철수한 정근우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거친 행동을 했다. 주먹다짐까진 가지 않았지만 한차례 회오리가 친 듯 그라운드엔 긴장감이 팽배했다.

‘집단몸싸움’으로 바꿀 수 있는 벤치클리어링은 야구나 아이스하키 등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야구에선 특히 빈볼이나 판정시비 또는 코칭스태프간, 선수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긴장 분위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모두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대치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벤치클리어링도 역시 야구의 일부분이라, 때론 의도적인 벤치클리어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기도 한다. 빈볼과 벤치클리어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서재응과 정근우는 9월 8일 광주구장에서 이미 한차례 신경전을 벌인바 있다. 3회 서재응의 볼에 옆구리를 맞은 정근우가 “맞혔으면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했고, 서재응이 “뭐 임마?”라고 대답하면서 충돌 직전까지 갔다.

더욱이 이번 시리즈 직전, SK 나주환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포수 용덕한을 상대로 스파이크를 들고 돌진하는 비신사적 행위를 하면서 KIA 선수들의 공분을 샀다. 또 5차전에서 SK 선수들이 2루에서 껌을 씹으면서 두산 사인을 가르쳐줬다는 얘기까지 돌면서 양측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SK와 두산이 맞붙은 2007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벤치클리어링이 연출됐다. SK가 9-0,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 때 두산 이혜천이 김재현에게 던진 빈볼이 원인이었다.

베테랑 안경현이 골절상을 당하는 등 SK 투수들의 몸쪽 공에 여러 번 위협을 느꼈던 두산의 맞대응이 결국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고, 2차전까지 모두 내줬던 SK는 3차전부터 내리 4게임을 잡아 역전 우승했다. 그 해 시리즈 흐름을 바꾼 게 바로 벤치클리어링이었다. 당시 3차전에서도 올해와 같이 비가 내렸다. 이번 벤치클리어링은 어떤 분위기로 이어질지….

문학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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