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우여곡절 끝에 ‘무결점’ 명문구단으로 재도약

입력 2009-10-25 09: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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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KIA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KIA가 9회말 1사 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4-3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KIA 나지완이 9회말 1사 후 끝내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 잠실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명가 재건!’ KIA 조범현 감독의 한국시리즈(KS) 출사표다. 조 감독의 바람대로 KIA는 12년 만에 KS 우승을 재현해 웅크리고 있던 한국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의 부활을 알렸다.

프로야구는 2000년대 초반 현대가 강자였지만 최근에는 SK와 두산이 KS 우승을 다퉜다. 여전히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군림하고 있지만 수도권 두 팀이 2년 연속 KS에서 겨루면서 상대적으로 지방 팬들의 소외가 컸다.

이런 까닭에 프로야구의 지형도는 과거와 비교해 현격하게 달라졌다.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던 현대가 2007년을 끝으로 좌초되고, ‘전통의 명문구단’으로 평가받는 삼성도 2007년 이후 세대교체에 들어가 숨고르기를 거듭하고 있다. ‘구도’ 부산의 부활을 알린 롯데의 돌풍도 KS 우승과는 거리가 있는 실정이다. 결국 미국의 뉴욕 양키스와 일본 요미우리처럼 전국적 인기와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명문구단의 모습을 최근 국내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2009년 KIA가 비수도권 팀으로는 3년 만에 KS 우승을 일구며 수도권과 영남으로 편중됐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전국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은 “KIA가 야구를 잘 하니까 광주는 물론 서울, 인천에도 더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다”고 평했다. 실제로 올 한해 광주뿐 아니라 잠실과 목동, 문학구장에는 KIA의 원정경기마다 많은 관중이 찾아와 열기가 넘쳐났다.

KIA는 2001년 해태의 구단 경영권을 인수해 8월 1일 KIA 타이거즈로 새 출발했다. 쌍방울-SK, 태평양-현대-히어로즈처럼 해체 후 창단이 아니라 인수라는 방식으로 타이거즈 계승을 선택해 최강팀의 역사를 이었다.

물론 숱한 곡절이 있었다. 2002년과 2003년 연속 3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2005년과 2007년에는 최하위라는 수모까지 겪었다. 해태는 자금난에 시달려 타 구단에 비해 적은 연봉, 열악한 대우 속에서도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반대로 KIA는 모기업의 풍부한 지원 속에서도 성적이 신통치 않아 ‘헝그리 정신이 사라졌다’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2007년 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감독의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변신했다. 이제 사상 최초로 V10을 달성한 KIA는 역대 최다우승팀의 프리미엄에 탄탄한 전력, 폭발적인 홈 팬의 성원, 그리고 프랜차이즈를 넘어서는 전국적 인기와 더불어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튼튼한 모기업까지 갖춰 다시 한번 한국프로야구를 이끌어갈 ‘무결점’ 명문구단으로 재도약할 수 있게 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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