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09 스포츠환희의 순간들 10] 연아 새 역사 쓰고…미란 새 역사 들고…

입력 2009-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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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동아DB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주요종합대회와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월드컵은 짝수 해에만 열린다. 홀수 해는 스포츠팬들에게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여운을 아름답게 간직하며, 돌아올 감동의 순간을 예비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2009년은 달랐다. 3월 야구와 피겨에서 들려온 낭보를 시작으로, 축구와 골프가 연이어 세계무대를 접수했다.

역도와 양궁, 유도에서는 2008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이 우연이 아님을 재확인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과 남아공월드컵이 열리는 해를 목전에 둔 31일. 2009한국스포츠의 감동과 환희의 순간을 정리했다.

1. 김연아 꿈의 200점 돌파·세계선수권 우승…역시 피겨퀸

‘피겨퀸’의 즉위식이나 다름없었다. 3월 미국 LA에서 열린 2008∼2009 세계피겨선수권.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76.12점·당시역대최고점)는 매혹적이었고, 프리스케이팅 ‘세헤라자데’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207.71점으로 압도적인 우승. 이와 함께 한국인 첫 세계선수권 타이틀 획득과 여자 싱글 사상 첫 200점 돌파의 위업을 동시 달성했다.

김연아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 그랑프리 1차 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도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133.95점)과 함께 총점 210.03점으로 우승, 여자 싱글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2. 장미란 세계역도선수권 4연패…런던올림픽 金 믿는다

‘로즈란’ 장미란(26·고양시청)은 11월28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2009세계역도선수권에서 새 역사를 일궜다. 여자최중량급(+75kg) 용상(187kg)·합계(323kg)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의 위업을 달성한 것.

1987년부터 시작한 세계선수권 여자부에서 4연패를 이룬 선수는 중국의 리야쥐안(1990년∼1993년)과 탕웨이팡(1995∼1998년)뿐이었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장미란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의 전망도 밝혔다.
3. 축구대표팀 7회연속 월드컵행…남아공 16강까지 쭉∼

6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이란의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대표팀 ‘캡틴’ 박지성(28·맨유)이 이란 진영 왼쪽을 돌파해 사각 지역에서 날린 왼발 강슛이 그물을 흔드는 순간 경기장은 4만 관중이 일제히 내지르는 함성으로 들썩였다. 초조한 얼굴로 벤치를 지키던 허정무 감독(사진)도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유종의 미’ 달성을 자축했다.

극적인 동점골. 일찌감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했던 대표팀은 박지성의 골로 이란과 1-1로 비기며 1990년 이후 19년 만에 무패(7승7무)로 월드컵 티켓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4. WBC 준우승 태극전사 ‘위대한 도전’…대한민국 들썩

한국야구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초 박찬호와 이승엽 등 해외파들의 불참, 감독선임 난항 등으로 4강진출도 어려워 보였지만 아시아라운드와 8강에서 일본을 연파하며 가장 먼저 준결승에 올랐다.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베네수엘라를 8-2로 격파하며 결승에 선착한 한국은 비록 일본과의 결승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3-5로 패했지만 1회 대회 4강 진출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김인식 감독(사진)의 ‘위대한 도전’은 대한민국을 들썩거리게 했고, 공동홈런왕에 오른 김태균 이범호를 비롯해 태극전사들은 영웅이 됐다.
5. 양용은 신지애 PGA-LPGA 접수…美그린 태극기 휘날리며

한국남녀골프가 세계 최고 선수들이 기량을 다투는 미국무대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양용은은 메이저대회인 PGA투어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호랑이 킬러’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신지애가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거머쥐며 ‘여제’ 로레나 오초아를 위협했다. 올해의 선수상은 아쉽게 오초아에게 내줬지만 미국골프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여자선수에 뽑히며 사실상 2009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6. 범 현대家 야구-축구-농구 3대프로 스포츠 우승 싹쓸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나지완의 사상 첫 7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해태 시절이던 1997년 이후 12년만이자, KIA로 주인이 바뀐 후 첫 감격이었다.

뒤이어 프로축구 전북 현대는 성남 일화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1무승부를 거두고 창단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보다 앞서 프로농구 전주 KCC는 5월에 끝난 08∼09시즌에서 패권을 차지, 범 현대가는 야구·축구·농구 3대 프로스포츠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7. 한국축구 포항 세계3위-청소년 대표팀 8강…세계무대 약진

K리그 클럽도 ‘아우’ 대표팀들도 모두 선전한 한 해였다. ‘파리아스 매직’을 기치로 삼은 포항은 사우디의 난적 알 이티하드를 꺾고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은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쾌거를 맛봤다.

뿐만 아니라 홍명보 감독의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과 이광종 감독의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은 나란히 세계 청소년월드컵 8강에 올라 한국 축구의 밝은 내일을 예고했다.
8. 이청용-기성용 월드컵 핵심멤버 ‘쌍용’ 축구 종가 동반진출

향후 한국축구 10년을 책임질 기대주 ‘쌍용’ 이청용(21·볼턴), 기성용(20·셀틱)이 나란히 축구종가에 진출했다. 스타트는 이청용이 끊었다.

이청용은 7월 볼턴에 전격 입단하며 한국선수로는 7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축구 본고장에서도 이청용은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 시즌 중반이 지난 현재 3골 3도움으로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단짝 기성용도 뒤를 따랐다.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2개월 전 입단계약을 체결한 뒤 K리그 일정을 마치고 12월24일 출국했다.

내년 월드컵에서도 대표팀 핵심멤버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둘은 유럽에서도 충분히 성공시대를 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이다.
9. 박찬호-추신수 메이저리그 투타 코리안 파워…팀 간판 우뚝

한국인 메이저리거 클리블랜드 추신수(27)와 필라델피아 박찬호(36)가 올 시즌 미국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추신수는 아시아선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 팀의 주축선수로 우뚝 섰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내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빈 자리와 빅터 마르티네스, 라이언 가코 등 타자들이 타 팀으로 이적하면서 생긴 구멍을 적절히 메우며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박찬호도 메이저리그 진출 15년 만에 감격의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한 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특히 공격적인 피칭으로 매 경기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아 최강불펜투수로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10. 한국양궁 세계선수권 금 4 은 3…리커브 전 종목 싹쓸이

한국 양궁은 9월 울산 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에서 금4, 은3으로 역대 최고성적을 거뒀다. 특히, 리커브에서는 전 종목을 석권하며 세계최강임을 재확인했다.

오진혁(28·농수산홈쇼핑)과 이창환(27·두산중공업), 임동현(23·청주시청)은 남자리커브 단체전에서, 주현정(27·현대모비스)과 윤옥희(24·예천군청), 곽예지(17·대전체고)는 여자리커브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만년 2인자에 머물던 이창환과 주현정은 개인전까지 휩쓸며 2관왕에 올라, 감동의 스토리를 완성했다.
+α. 왕기춘 52연승-이봉주 피날레-김태균 이범호 일본행

왕기춘(21·용인대)은 도쿄그랜드슬램 남자73kg급 우승을 차지하며 52연승을 기록, 이원희(28)의 한국유도최다연승기록(48)을 넘어섰다. 이봉주는 10월 대전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전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15분25초로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한 고별레이스를 펼쳤다.

김태균(27·지바롯데)과 이범호(28·소프트뱅크)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활약을 발판삼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 김태균은 3년간 연봉과 옵션 포함, 총 7억엔(90억원), 이범호도 3년간 총 5억엔(64억원)을 받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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