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구읽기] 송은범 바깥쪽 공략이 통했다

입력 2011-10-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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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부른 노장의 투혼, 최고참이 3차전 승리를 결정지었다. SK 최동수(오른쪽)가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1·3루 찬스서 롯데 선발 사도스키(왼쪽)를 상대로 결승 1타점 좌전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문학|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바깥쪽 집중…롯데 타자들 큰 스윙 유도
사도스키, 몸쪽 실투 하나에 결승점 헌납
안치용 타석에 고원준 등판 위험한 선택


1승1패에서 맞은 3차전의 중요성은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양쪽 벤치 모두 사활을 건 마운드 운영으로 2승 고지 선점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경기 흐름은 팽팽했고, 중반 이후 역시 불펜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SK의 불펜은 확실히 강했다.


● 선발투수들의 완벽했던 피칭

양팀 선발투수들과 중간계투들은 모두 잘 던졌다. 특히 양쪽 선발투수 송은범(SK)과 사도스키(롯데)는 대단한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다. 사도스키는 컨트롤, 무브먼트, 볼의 힘에서 완벽했다. 조금 아쉬운 대목은 4회말 (1사 1·3루서) 1점을 내줄 때 최동수와의 승부였다.

최동수는 끌어당기는 타자라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갖고 있는데 몸쪽 직구 실투를 던졌다. 병살을 유도하려고 의도한 것은 이해한다. 그래도 최동수가 워낙 바깥쪽에 약한 타자임을 고려한 피칭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송은범은 의외로 타자 몸쪽으로 거의 던지지 않았다. 바깥쪽을 집중 공략하기로 벤치에서 미리 얘기를 나누고 나온 것 같다. 롯데는 타자들이 욕심을 내는 경기에선 확실히 안 풀린다. 오늘도 스윙이 컸다. 결과적으로 바깥쪽을 택한 SK 배터리의 승리였다.

롯데 타자들이 송은범의 호투를 도왔고, 송은범은 영리한 피칭을 했다. 초반에는 롯데 타자들의 장타력을 의식해 조심스러워 보였지만 3회초 (선두타자) 전준우를 삼진으로 잡고부터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 결과로 얘기하면 할 말이 없지만….

양팀 불펜은 각자 제몫을 다 했다. 다만 8회말 추가 2실점하는 과정에서 롯데의 투수 기용에는 조금은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보인다. 강영식이 최정에게 사구, 박정권에게 (좌전)안타를 맞자 안치용 타석에서 다시 고원준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위험한 선택으로 볼 수도 있다.

1차전에서 고원준은 안치용에게 홈런(7회 2점)을 맞았다. 또 1차전에서 고원준의 볼 역시 그다지 좋지 않았다. 꼭 잡아야 하는 3차전이고, 1점 승부임을 고려하면 불펜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김사율을 올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었을 듯하다.

6회말 (2사 1·2루 최동수 타석 때) 사도스키에서 이재곤으로 넘어간 장면도 다소 위험했다. 결과는 3루 땅볼로 괜찮았지만, 거듭 얘기하건대 최동수는 바깥쪽 변화구에 약하고, 그 볼은 이재곤보다는 사도스키가 더 잘 던진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할 말(지적할 내용)이 없지만 짚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가 싶다.

같은 맥락에서 SK 역시 8회초 박희수를 내리고 정대현을 곧바로 투입했더라면 더 안전하게 롯데 중심타선을 막아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1차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던 엄정욱을 마무리로 내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떨지도 궁금하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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