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섬싱Q] 김광현 조기교체…이만수 감 먹혔다

입력 2011-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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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쇼맨십이 강하고 액션이 큰 감독은 프로야구 30년 사상 처음이다. 그리고 그의 환호는 예상을 뒤엎고 10월 내내 계속되고 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5차전이 승리로 끝나는 순간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SK, 2회말 무사1루 위기서 고든 투입
1회 선취점 롯데, 홍성흔 병살타 찬물
박정권엔 변화구 승부 없어 큰 아쉬움


SK가 5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 4년보다 팀전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SK는 탄탄해진다. 반면 롯데는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지만 SK의 집중력과 노련함을 막지 못했다. 1차전 9회말을 어떻게 대처했나가 롯데와 SK의 차이였고, 그게 승자와 패자로 나뉘었다. 굳이 롯데를 골프에 비유하자면 ‘드라이버 잘 쳐놓고, 퍼팅에서 헤매는’그런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 5차전은 투수교체에서 명암이 갈렸다.

▲ 이만수 감독대행이 2회 무사 1루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고든으로 바꾼 게 성공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추가실점을 하면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적중했다.

고든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롯데는 투수교체에 실패했다. 송승준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는데 5회 2사후 장원준으로 교체했다. 박정권에게 2점홈런을 맞았지만 투구수 67개밖에 되지 않았다. 장원준은 2사후 연속 3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이어 나온 부첵도 6회 박정권에게 2점홈런을 맞았다.

롯데는 4차전 승리의 주역을 필승카드로 선택했지만 4차전만큼 공의 위력이 없었다.

결국 비로 5차전이 하루 순연된 게 롯데에겐 독이었다. 이틀을 쉬었지만 장원준과 부첵은 결국 불펜투수가 아닌 선발투수였다.


- SK는 3번 최정과 4번 박정권이 공격을 주도했다.

▲ 박정권은 직구에 강한 타자다. 4회 송승준과 6회 부첵을 상대로 두 번 다 직구를 노려 연타석홈런을 쳤다. 그가 왜 ‘가을의 사나이’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반면 롯데는 변화구로 승부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최정의 활약도 컸다. 최정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볼넷 5개와 몸에 맞는공 3개를 얻었다. 포스트시즌은 타석에서 투수와의 기싸움이 중요하다. 최정의 볼넷과 몸에 맞는공이 롯데 투수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줬다.


- 롯데는 찬스에서 좀 더 강해야 했다.

▲ 1회 선취득점이후 1사 1·2루에서 병살타가 나왔다. 2회와 3회에도 1사 2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6회에는 집중 3안타로 4-6까지 추격한 뒤 무사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황재균이 희생번트 대신 강공을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7회 무사 1루에서는 2번 손아섭이 희생번트를 했다. 6회와 7회의 작전이 바뀐 것 같은 느낌이다.


- 5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지난해 4연승으로 이겼던 삼성을 만난다.

▲ SK의 강점은 위기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불펜진의 능력은 삼성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다만 다소 지친 기색이 보인다. 박희수,정대현, 정우람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 선발투수가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고 무엇보다 김광현의 부진이 걱정이다. 타자들의 컨디션은 상승세에 있다. SK 불펜진의 초인적인 활약이 필요하다.


- 플레이오프 향방은 1차전 승패가 결정적이었다.

▲롯데가 1차전을 이겼다면 삼성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달라졌을 것이다. 롯데는 지난 3년보다는 더 강해졌지만 승부처에서 좀 더 집중력을 가져야만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는 냉엄한 교훈을 얻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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