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점 피하려 쉼없이 발차기… 1∼4점 세분화… 뒤집기 가능
전자호구로 판정시비 줄여… 재미 뚝 떨어진 유도와 비교
전자호구로 판정시비 줄여… 재미 뚝 떨어진 유도와 비교
4년 뒤 런던에서 태권도는 위기 탈출에 나섰다. 퇴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경기의 재미와 공정성을 높여야 했다. 9일 첫날 경기를 마친 뒤 달라진 태권도에 대한 런던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판정 시비를 줄이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했다. 호구 위를 일정 강도 이상으로 타격해야 득점이 인정된다. 판정 논란이 있을 경우엔 비디오 판독도 요구할 수 있다.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몸통 1점, 얼굴 2점’의 단순한 점수제를 몸통 공격 1점, 몸통 회전공격 2점, 얼굴 공격 3점, 얼굴 회전공격 4점으로 세분했다. 먼저 점수를 쌓은 뒤 수비 위주의 경기로 승리를 가져가려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선취 득점 후 ‘지키는 경기’도 불가능하다. ‘10초 룰’을 도입해 공격을 하지 않을 경우 경고(―0.5점)를 주고 등을 돌릴 경우에는 1점을 감정한다. 지난 올림픽 당시 가로세로 10m씩이던 경기장 크기도 2m씩 줄였다. 최소 14m씩인 유도에 비해서도 훨씬 작다. 공격을 하지 않고 도망다닐 공간을 없앤 것이다.
태권도의 변신은 이번 대회 ‘재미없다’는 평가가 늘어난 유도와도 비교된다. 유도는 손을 이용한 하체 공격을 금지하면서 공격이 단순해졌다. 한판승은 줄고 골든스코어(연장전)까지 가거나 판정승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가 많아졌다.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한 태권도의 노력이 런던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