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윤성환의 올 시즌 종전 최다이닝 경기는 4월 8일 수원 kt전이었다. 당시 8이닝1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나 팀 타선지원 부족으로 완투패를 떠안았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결과가 달랐다. 타선은 윤성환의 투혼에 즉각 응답했다. 10회초에만 4득점하며 5-1의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 또 한명의 베테랑 권오준(37)이 10회말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에이스’의 시즌 9승을 완성시켰다.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였지만 정작 윤성환은 담담했다. 경기 후 시즌 9승과 관련해 묻자 “승은 정말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 같다. 지난 경기에서는 5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오늘도 타선의 마지막 집중력 덕분에 승을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닝 기록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선발투수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매번 6이닝을 던진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1600이닝 기록에 대해서는 경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하루하루만 생각하는 스타일인데, 그게 모여서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10승에는 단 1승만을 남겨 놓고 있지만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여전히 이닝이었다. 윤성환은 “시즌 전에 세웠던 목표가 있다. 역시 170이닝은 던져야 하지 않겠나. 그 목표를 꼭 이뤘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심스럽게 2000이닝에 대해 묻자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는 멀리 보지 않는 스타일이다. 통산 기록에는 큰 관심이 없다. 오늘과 내일만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다 보면 다른 것은 따라오지 않겠나”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