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위크’ 바라보던 KIA의 찜찜했던 결말

입력 2017-09-03 1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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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에 선발 출전한 KIA 헥터가 넥센 타선을 향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퍼펙트 위크.’ 말 그대로 KIA는 완벽한 1주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때 1.5경기차까지 추격하며 위협하던 2위 두산과 게임차를 5.5경기로 벌리며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고, 내친김에 3일 고척 넥센전까지 잡고 6연승까지 바라봤다.

KIA 김기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올라갈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두산과 게임차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8월 29일 대구 삼성전부터 5연승을 달리고 있었지만, 김 감독의 표정에서 여유로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KIA는 넥센에 7-8로 역전패하며 5연승을 마감했다. 75승1무45패(승률 0.625)로 1위를 유지했지만, 2위 두산(71승 3무 50패)과 게임차는 4.5경기로 줄었다. 무엇보다 역전패를 당한 과정이 두고두고 뼈아팠다. KIA 입장에선 1패 이상의 충격으로 받아들일 만한 결과였다.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는 8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타선은 7점을 뽑아내며 지원사격했다. 타선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선발진이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 KIA가 한창 잘 나갔던 시즌 중반의 바로 그 패턴이었다. 9회초까진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9회말은 마치 악몽과도 같았다. 한승혁~심동섭~박진태~김진우의 4명이 무려 4안타 5볼넷으로 7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7-5로 앞선 2사 만루에서 등판한 김진우가 김하성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장영석에게 끝내기안타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7연속경기 멀티히트를 작성한 이명기가 9회말 수비 도중 발목을 다쳐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열려 넥센이 KIA에 9회말 8-7로 대 역전승을 거뒀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장영석이 끝내기 적시타를 친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는 이날 패배로 넥센의 KBO리그 역대 9회말 최다 점수차 역전승 신기록(6점차)의 제물이 됐다. 종전 기록은 5점차(총 3회)로 가장 최근에는 2015년 9월 13일 NC가 마산 SK전에서 작성했다(6-11→12-11 역전승).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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