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어떻게 손 쓸까?…10일 콜롬비아와 평가전, 손흥민 투톱 변신 승부수

신태용호가 10일과 14일 연달아 치를 두 차례 A매치(콜롬비아∼세르비아)의 최대 화두는 손흥민의 중앙 공격수 투입과 성공 가능성이다. 기존 윙 포워드가 아닌 최전방에서 단비 같은 골을 넣어줘야 대표팀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스포츠동아DB

토트넘 처럼 투톱…킬패스 파트너 역할 중요
이정협 “손흥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전통의 강호’ 콜롬비아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동유럽 강자’ 세르비아 평가전과 함께 11월 A매치 시리즈 첫 판이다.

신태용호는 출범 이후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10차전과 러시아∼모로코와의 10월 유럽원정에서 2무2패를 기록했다. 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의 선전이다.

그러나 자꾸 무기력한 경기가 지속되면 곤란하다. 선수들을 두루 테스트하고, 전략·전술을 점검하며 조직력을 완성시켜야 하는 등 과제가 많다.


● 손흥민, 최전방 뜨나?

대표팀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대표팀은 기존의 4-2-3-1에 3-5-2 포메이션을 가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투 톱을 투입할 전망이다. 핵심은 벤치가 적극 고려하고 있는 ‘손흥민 시프트’다. 그간 대표팀에서 손흥민은 주로 왼쪽 윙 포워드로 출격했으나 이번에는 위치를 바꿔 1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낯선 포지션이 아니다.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을 전문 골잡이 해리 케인의 파트너로 투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A매치 소집 직전에는 올 시즌 3호 골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아시아 선수 최다 골(20골) 기록을 깨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신 감독도 “(토트넘의 경기를 보며) 손흥민 활용에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측면보다 2선 공격수 혹은 투 톱에 전진시킨다는 얘기다. 동료들도 손흥민의 골 감각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은 “평소 토트넘 경기를 많이 본다. 어떻게 해야 (손흥민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기성용-구자철-이재성-이명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중원의 교통정리는?

11월 여정을 앞두고 대표팀은 미드필더 10명을 뽑았다. 손흥민이 전방에 올라선다고 해도 9명이다. 이 가운데 중앙이 익숙한 자원만 7명이다. 염기훈(수원삼성), 권창훈(디종)을 제외하면 전부가 허리를 책임질 수 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전북현대)∼이명주(FC서울) 등 중원이 차고 넘친다. 신 감독은 ‘속도전’을 주문한다. 많이 뛰고, 적극적으로 부딪히며 상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역할을 강조한다.

이재성, 구자철 등 상당수가 중앙과 측면을 두루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만큼 멀티 플레이어 활용법도 동시에 살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후방에서의 전진배치도 충분히 가능하다. 풀백으로 선발된 고요한(서울) 등이 날개로 올라설 수 있다. 변형 쓰리백이 가동되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포백 수비진의 중앙으로 이동할 공산도 있다.


● 실점 없는 축구는?

신 감독은 “실점이 없으면 최소 패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현역시절 한 시대를 풍미한 공격수였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최대한 버텨줘야 기회도 엿볼 수 있다. 포백과 쓰리백의 혼용은 아직은 어색하다. 그러나 제2·3의 전술옵션을 갖추지 못하면 플랜B로의 연계도 불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최대한 해볼 수 있는 것은 전부 시도해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협력수비와 강한 압박은 필수다. 전북을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정상으로 이끈 좌우 풀백 김진수와 최철순은 “적극적으로 부딪히겠다. 앞에서 먼저 싸우고 볼을 끊어놓겠다”며 나름의 구상을 전했다. 상대의 패스 줄기를 미리 차단해야 원활한 공격전환도 가능하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