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정운찬 신임 총재 앞에 놓인 과제

입력 2017-12-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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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제22대 KBO 총재로 추대됐다. ‘소문난 야구광’에서 ‘야구대통령’으로 변신할 정 전 총리가 정치력과 행정력을 발휘해 KBO와 한국프로야구의 질적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제22대 KBO 총재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천되자 야구계는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평소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야구 지식과 식견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어 야구계나 팬들도 대부분 거부감이 없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애정과 지식은 커미셔너로서 기본적 소양일 뿐이다. 그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KBO리그는 신임 총재가 취임하는 내년이면 출범 37년째를 맞는다. 그러나 아직도 구단들은 만성적자에 시달린다. 최근 들어 각 구단이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수익모델 창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구단이 여전히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정통 경제학자 출신의 신임 총재가 프로야구를 진정한 산업화의 반석 위에 올려줄 것으로 야구계는 기대하고 있다.

우선 하드웨어인 인프라 구축이다. 구본능 총재 시절 박차를 가한 인프라 개선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부산 사직구장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부분적 리모델링을 거듭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새 구장 건설이 필요하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잠실구장 이전과 대체구장 건설이 제대로 완성되도록 해야 한다. 국무총리 출신인 만큼 정치력과 행정력을 발휘해 정부, 국회,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구장 임대료 문제 등을 유연하게 해결해 구단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인프라 개선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미래지향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해야 한다. 마케팅부터 팬서비스까지 프로야구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력 향상과 국제경쟁력 확보에도 신경 써야 한다. KBO리그는 10구단 체제로 들어서며 외연 확장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질적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내실을 다져야 할 때다. 선수층을 확대하고 경기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손잡고 프로의 근간이 되는 아마추어야구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수들뿐 아니라 지도교육시스템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최근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승부조작, 도박, 심판비리, 음주운전, 부적절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 각종 불합리한 제도와 규약을 개선하고, KBO 사무국이 투명하면서도 건강한 운영을 통해 팬들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이끄는 것도 신임 총재의 과제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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